헤럴드
2024. 07. 12 (금)

뉴스속보 리스트

보기옵션 새로고침

뉴스속보 상세보기

유로화 출범 20주년…통화패권 경쟁·불확실성 과제도 ‘산적’

기사입력

국제결제·외환보유액 세계2위 통화 자리매김 

[사진=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유럽연합(EU)의 단일통화인 유로화가 내년 1월1일로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세계 2위 통화로서의 위치는 굳혔지만 미국과의 통화패권 경쟁, EU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역내 불균형 등으로 미완성된 체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내 11개국은 지난 1999년 1월 환율을 고정하고 새 통화인 유로화를 만들었다. 3년 후 동전과 지폐가 유통됐다. 이후 8개국이 추가로 참여해 총 19개국에서 3억40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유로존 밖에서도 1억7500만명이 유로화를 사용하거나 이에 환율을 고정하고 있다. 기준을 충족하는 대로 유로화를 도입할 계획인 국가만 7개국이다.

유로화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통화로 자리 잡았다. 유로화가 국제결제와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 20%로 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FT는 “지난 20년간 유로화는 채택과 지원으로 이뤄진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며 “유로존에 사는 사람들의 4분의 3은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로화를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다만, 이런 성장이 달러패권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의 비중은 60%대다. 블룸버그통신은 “외환보유액에서 유로화의 비중은 2009년 최고치 이후 약 30% 줄었다”며 “EU 회원국의 구제금융, 계속되는 경기침체는 통화동맹을 분열 위기로 몰고갔다”고 설명했다.

정치·경제적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럽은 그리스발 재정위기 당시 급히 금융지원의 틀을 마련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유럽 주요 경제국에 속하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통화위기 시 대응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역내 불균형도 여전하다. 독일과 벨기에의 시간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70달러다. 이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2배다. FT는 “개혁은 느리고 부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의 격차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내 포퓰리즘 세력의 대두, 반 EU 기조 확산, 영국의 EU 탈퇴(Brexit·브렉시트) 등 유럽 내 불화가 유로화의 위상 제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외 환경도 복잡하다. 미국의 무역전쟁, 대이란 제재 등도 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10년간 유로화의 성공은 정치·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비상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봤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