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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7. 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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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입주·분양 ↑…집단대출發 ‘빚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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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가계빚 4조 중 절반
확실한 담보물 금융사들 선호
당국 총량규제책 영향에 촉각


국내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두 달 연속 4조원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집단대출 급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에도 신규분양 및 입주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집단대출이 가계빚 증가의 돌발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KB국민은행과 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405조1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인 지난해 11월의 잔액 401조933억원에 비하면 4조234억원 증가한 수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는 지난해 11월에도 전월에 비해 4조1736억원 늘어났다. 두 달 연속으로 주담대 증가액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7월과 8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집단대출이 한 달 사이 2조원 이상 늘어날 정도로 급증했다. 집단대출은 지난해 10월 125조6537억원에서 11월 127조2533억원으로 1조5996억원 가량 늘더니 12월에는 129조706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집단대출이 한 달 새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입주물량이 늘면서 집단대출이 증가해왔으나 증가 규모가 월별로 1조5000억원 수준을 넘어서진 않았다.

지난해 12월 집단대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분양된 물량의 중도금 대출이 회차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고, 입주물량도 연말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입주예정 아파트는 5만152가구로 1월부터 10월까지의 월평균 입주 실적 3만8734가구보다 29%나 많았다. 특히 송도와 광교가 입주자금 위주로, 판교와 안산은 중도금 위주로 집단대출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할해서 내는 중도금 대출의 특성상 연초부터 실행됐던 중도금 대출의 잔액이 2차, 3차로 회가 거듭될수록 누적돼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연말에 집단대출이 많이 집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점도 가계부채 문제를 키울 요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 예정물량은 22만4812가구다. 작년 계획물량(10만8492가구)보다 2배 이상 증가한다. 서울은 7만2873가구, 경기는 11만2195가구, 인천 3만9744가구 등이다. 서울 입주물량만 봐도 올해 6만3000가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여서 집단대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분양이 늘면 집단대출도 많아지기 마련”이라며 “집단대출은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텐데 당국의 가계빚 억제 정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