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나라의 대(對)쿠바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외교부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올해부터 쿠바의 식량안보를 위한 개발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지난 9~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WFP 본부에서 개최된 집행이사회에 참석한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은 WFP와 공동협력사업 형식으로 쿠바 식량생산성 증대 및 빈곤퇴치를 주요목표로 한 300만달러 규모의 식량안보사업을 올해부터 2017년까지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를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10일 WFP 본부에서 체결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가시화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합의된 WFP 식량안보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실시되는 쿠바와의 첫 번째 개발협력사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WFP로부터 사업 제안을 접수한 이후 WFP와 쿠바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쿠바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제공사업과 식량자립기반 조성을 지원하는 사업이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WFP와 함께 식량안보사업을 본격 개시함으로써 국제기구를 통한 대 쿠바 개발협력사업이 양국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쿠바의 경제·사회 개발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쿠바측에서도 사업 성공에 큰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윤 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우리나라와 쿠바는 지난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교한 이래 지금까지 외교관계가 없는 상태다.

특히 미국이 쿠바를 적성국으로 지정하고 쿠바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우리나라와 쿠바와의 관계개선도 흐름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