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청조(왼쪽)씨.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수십억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청조(28)씨가 가수 아이유와의 거짓 친분도 과시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은 지난 2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와 경호원 역할을 한 이 모(27)씨의 사기 혐의 4차 공판에서 전씨 재혼 상대였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3)씨의 조카 A씨가 증인으로 나오면서 밝혀졌다. A씨는 남씨의 소개로 이씨와 교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팩트에 따르면 이날 이씨 측 변호인은 A씨에게 "(전씨가) '유명 가수인 아이유와 동거했던 사이인데, 아이유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 가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언급된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고만 들었다. 300억원대 집인데 선입금하면 10% 할인돼 30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 이씨 측 변호인은 "전씨가 이씨에게 '(아이유와) 친밀한 관계다. 남씨와 남씨 딸이 아이유를 좋아해서 아이유 공연 VIP석에 데리고 갈 것이니 티켓을 구입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A씨는 "(그 얘길 듣고 이씨에게) 유명 연예인 콘서트 티케팅은 휴대전화로 못 한다고 했고, 해 볼 수 있을 때까지만 해보라고 했다"고 답했다.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뿐만 아니라 남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전씨가 아이유와 사귄 적 있다며 유명인 인맥을 과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종합하면 전씨가 유명인 친분을 과시하면서 아이유의 이름까지 팔아 사기 행각을 벌이려던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전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27명으로, 전씨는 이들에게 투자금 등 명목으로 3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의 경호실장으로 알려진 이씨는 전씨의 실체를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범행을 도우며 사기 피해금 중 약 2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남씨도 전씨의 사기 공범으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오는 26일 경찰에서 대질신문이 예정돼 있다. 남씨는 공범 의혹을 부인하면서 지난 16일 "너무 억울해서 그동안 경찰에 제출한 모든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