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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시간 놓친 이등병…메뉴에 없는 '특식' 한상 차려준 사장님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 군부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오후 늦게 부대에 복귀하는 이등병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은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감 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 정리하던 중에 군복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A씨의 식당은 군부대 근처에 있어 군인 손님들이 자주 오는데 2인 메뉴를 팔고 있어 혼자 오는 손님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망설이다 들어온 게 보였다. 여기는 추운 지역이어서 우선 앉으라고 했다"며 "이등병이던데 휴가 갔다 복귀하던 중에 밥시간을 놓쳤나 보다. 저녁 8시가 다 돼가는 시간이고 시골이라 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근처 편의점도 없다"고 했다.

이어 "1인 메뉴가 없어 딸아이가 좋아해 딸에게만 해주는 특별식을 해줬다. 알, 곤이, 두부, 콩나물을 듬뿍 넣고 우리 아이가 먹는 것처럼 보글보글 끓여줬다"며 "탕은 2인분이라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라면 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탁자에 두고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주방 청소하는 듯하며 지켜봤다. 먹는 것을 보면 잘 못 먹을 것 같았다"며 "배가 고팠는지 밥 두 그릇 뚝딱, 알이랑 곤이도 다 건져 먹고 라면 사리도 잘 먹더라"고 했다.

밥을 다 먹은 이등병은 A씨에게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 죄송하다"며 인사했다고 한다.

A씨는 "(군인 손님이) 한사코 계산하겠다는데 메뉴에도 없는 음식이라 받을 수 없었다"며 "눈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고, 잘 가라고 했더니 앳된 군인이 '고맙습니다'라며 연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길을 걸어가는데 다리를 다쳤는지 절룩대며 걷는 뒷모습이 또 안쓰럽더라"며 "눈 오는 날 장사는 잘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훈훈하다’, ‘조만간 돈쭐 받으시기를 기원하겠다’,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울림을 줬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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