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넷플릭스, 추리 예능에 꽂혔다”
넷플릭스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엔 CJ ENM 출신 스타 PD와 함께 새로운 추리 예능을 예고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22일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어드벤처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 제작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연출은 정종연 PD가 맡는다.
넷플릭스는 ‘미스터리 수사단’에 대해 “정종연 PD의 독보적인 세계관이 집약된 본격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라고 소개했다. 가상의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출연자들이 추리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내용의 예능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PD는 앞서 CJ ENM 재직 시절 ‘더 지니어스’를 비롯해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연출한 바 있다. 본인만의 세계관이 담긴 독특한 추리 예능을 잇달아 선보이며 다수의 마니아층을 양산했다.
특히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처음 선보인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은 높은 인기를 얻으며 시즌 1, 2에 걸쳐 제작됐다. 티빙 유료 가입자 증가에 기여하며 지금까지 티빙의 대표적인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힌다.
다만 추리 예능 특성상 스케일이 큰 만큼 회당 투입되는 제작비 규모가 만만치 않아 ‘CJ ENM에서는 나영석 PD가 번 돈을 정종연 PD가 쓴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CJ ENM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나영석 PD는 2018년 급여와 성과급을 포함해 연봉 40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한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2월 tvN ‘투게더 리와인드’에서 나 PD가 “정 PD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독창적이다. 천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하자 정 PD는 “백날 그런 소리 들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 연봉이 최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 PD는 지난해 CJ ENM을 퇴사한 후 김태호 PD가 설립한 제작사 TEO에 합류했다. 정 PD의 이적에 티빙 추리 예능 마니아들도 아쉬움을 표했다.
정 PD가 퇴사 후 처음 작품을 선보인 곳은 공교롭게도 티빙의 경쟁 플랫폼인 넷플릭스다. 정 PD가 연출한 ‘데블스 플랜’은 올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으로 공개돼 국내 넷플릭스 순위 1위,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 최고 순위 3위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예능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넷플릭스도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있다. 연애 예능 ‘솔로지옥’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오리지널 예능 히트작이 없었지만 올해 MBC와 손잡고 제작한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100’과 ‘데블스 플랜’, ‘좀비버스’ 등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특히 ‘데블스 플랜’를 연출한 정 PD와 다시 손잡고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 제작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 PD의 친정인 티빙과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티빙은 정 PD가 연출했던 ‘여고추리반’의 시즌 3 제작 계획을 최근 공식 발표했다. 퇴사한 정 PD 대신 임수정 PD가 연출을 맡아 2024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내년에 넷플릭스와 티빙이 만든 OTT형 오리지널 추리 예능이 나란히 공개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