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민간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인질로 끌고 가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20대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도 처참한 상태로 하마스 트럭에서 목격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샤니 루크(22)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하마스의 공격이 있던 지난 7일 가자지구에서 10㎞가량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장에 있다가 하마스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루크는 가자지구 거리를 활보하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트럭 뒷칸에 반나체 상태로 실려 있었다. 생사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루크의 어머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친구가 SNS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딸이 찍혀 있었다"라며 "딸이 살아 있길 바란다. 동영상을 봐서 알겠지만 상태가 좋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어딘가에 살아있기만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딸의 시신을 협상에 이용하지 않길 바란다. 딸이 살아있었으면 한다. 그거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루크는 지인들과 즐겁게 음악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루크는 자신의 SNS계정에 축제에서 춤을 추며 신나하는 모습을 올렸는데, 루크의 납치 소식이 전해지며 해당 영상도 SNS에 퍼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SNS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축제장에 난입해 축제 참가자들을 닥치는대로 납치하거나 총으로 쏴 살해하는 모습과, 이를 피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관중의 모습도 올라오고 있다. 루크도 이때 하마스에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납치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마이얀 진이라는 여성은 인터넷에 올려진 동영상으로 전 남편과 두 딸이 하마스에 붙들린 사실을 알게 됐다. 영상에는 하마스 무장대원이 다리에서 피를 흘리는 전 남편과 흐느끼는 15살 맏딸 다프나, 8살 막내 엘라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장면이 있었다.
진은 "그저 내 딸들을 집으로, 가족들에게로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이스라엘 주민 모셰 오르 역시 현지 매체인 채널12 방송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로 공유된 사진에서 울부짖는 여자친구와 함께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형제의 모습을 봤다면서 분노를 토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보복하기 위해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선언하면서 가자지구 주민 약 240만 명이 참사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면서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는 현재도 봉쇄정책으로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릴 만큼 식량, 의료 등 생활환경이 열악한 상황인데, 봉쇄의 강도를 훨씬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스라엘이 지상군까지 투입할 경우 높은 인구밀도를 고려하면 수많은 인명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하마스가 끌고 간 인질도 가자지구에 있어 이스라엘로서는 진퇴양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