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전 2골 팀 무패행진 이끌어
EPL 108골, 스콜스 제치고 29위
토트넘의 주장이 된 손흥민은 더 강해졌다. 주 득점원 해리 케인이 떠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상대로 시즌 4·5호 골터뜨리며 어려웠던 경기를 무승부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개막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손흥민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의 6라운드 원정에서 멀티골을 작성하며 팀의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아스널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아스널 킬러’로 불렸던 손흥민 다운 활약이었다. 토트넘과 아스널은 이날 무승부로 나란히 개막 연속 6경기(4승 2무)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토트넘은 로메로가 두 차례나 수비 실수를 해 자책골과 패널티킥(PK)을 내주는 어려움 속에도 손흥민-매디슨 콤비의 연속 득점으로 강팀을 상대로 승점을 따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이브 비수마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을 골대 왼쪽에서 왼발로 살짝 방향을 바꿔 골 그물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아스널은 전반 26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부카요 사카의 왼발 슛이 이를 걷어내려던 로메로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로메로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아스널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토트넘은 전반 42분 역습으로 동점골을 꽂았고, 그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을 개인기로 뚫은 매디슨의 컷백을 골 지역 왼쪽에서 달려들며 수비수 사이로 가볍게 방향을 바꿔 동점골을 터뜨렸다. 매디슨의 개인기와 손흥민의 골 결정력이 만든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후반에도 로메로의 수비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5분 문전 혼전 상태에서 아스널의 벤 화이트가 시도한 왼발 터닝 슛이 몸을 날린 로메로의 팔에 맞았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패널티킥(PK)을 선언했고, 사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아스널이 다시 앞서나갔다.
하지만 올 시즌 토트넘은 지난해와 달랐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분 뒤 재동점골이 터졌고, 이는 손흥민의 활약으로 가능했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매디슨이 내준 패스를 속도를 살려가며 받아 오른발로 정확히 밀어넣어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시즌 4·5호 골을 꽂았고, 이 득점은 모두 매디슨이 도왔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후반 34분 각각 히샬리송, 호이비에르와 교체됐다. 손흥민은 이날 멀티골을 터뜨리며 유럽 무대 통산 200골 중 단 1골만을 남겨놓게 됐다.
손흥민은 지난 2008년 함부르크(독일)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했고,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을 넣으며 본격적으로 ‘손세이셔널’의 서막을 알렸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20골, 레버쿠젠으로 옮겨 29골을 기록했고, 꿈꾸던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으로 건너온 뒤 150골을 기록 중이다.
한국이 낳은 역대 최고의 공격수 차범근의 유럽 공식경기 최다골(121골) 기록을 이미 지난 2019년 넘어선 손흥민은 차범근의 빅리그 최다골(98골) 기록도 2020년 경신했다. 2021년 유럽무대 150호골을 기록한 지 2년8개월만에 200골 입성을 눈 앞에 둔 상황이다. 또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산 108득점으로 폴 스콜스(전 맨유)를 넘어 2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아시아 공격수로는 비교대상이 없는 엄청난 활약이다.
토트넘은 팀의 레전드인 해리 케인이 이적한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득점원인 손흥민과의 장기계약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2025년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