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모 군단 복지회관 식탁 위에 별 모양으로 접힌 냅킨이 올려져 있다. 회관 관리 병사들이 장성급 지휘관을 위해 일일이 접은 것이다.[군인권센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육군 제9사단의 '16첩 황제특식 의혹'이 불거진 뒤 비슷한 '갑질' 의혹이 잇따라 폭로돼 나오고 있다.

전방 육군 모 군단 복지회관 담당 병사들은 지휘관이 올 때마다 계급에 따라 모양을 낸 냅킨을 하나 하나 정성껏 접어야 하고 메뉴에도 없는 특별식을 만들어 내야 했다고 MBC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방의 육군 모 군단 지휘부는 메뉴에도 없는 특별식을 군인복지회관에 요구했다. 제철 과일과 떡, 과일차 같은 후식은 고위 간부들 식사 때만 대접했고, 메뉴판에 없는 특식 주문도 있었다.

군단장 같은 장성급 지휘관이 예약하면 음식 위치가 적힌 종이까지 마련해 준비했다. [군인권센터]

군단장 같은 장성급 지휘관이 예약하면 음식 위치가 적힌 종이까지 마련해 준비했다. 군인회관 관리병들은 장어구이나 복어지리탕, 낙지탕탕이처럼 메뉴에도 없는 특별식도 냈다.

이에 더해 계급에 따라 장성급 지휘관에게는 ‘별’ 모양 냅킨을, 대령급 간부에게는 ‘왕관’ 모양 냅킨을 하나하나 접어 대령해야 했다.

1일 YTN은 육군 1군단 소속 광개토제일회관에서 일반 손님에게는 제공하지 않는 사기그릇을 장성급 등 높은 계급의 간부들에게 내는 등 특혜가 있었다고 군인권센터의 폭로 내용을 보도했다.

장성은 ‘별’ 대령은 ‘왕관’ 모양...군인복지회관의 별난 ‘냅킨 갑질’
복지회관 식탁 위에 왕관 모양으로 접힌 냅킨이 놓여 있다. [MBC 뉴스 갈무리]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군단장 등에게는 메뉴판에 없는 복어지리탕과 꽃게탕이나 회관에서 팔지 않는 와인 등의 주류도 제공했다. 또 회관 관리관인 부사관은 회관병들이 졸았다며 뺨을 때리는 등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MBC에 "병사들을 갈아넣는 방식으로 불필요하게 호화만찬을 하는 것은 군 수뇌부 스스로도 알고 있다. (병사들을) 마음대로 아무 일에나 갖다 쓸 수 있다는 인식부터 버려야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9사단 백마회관에서 갑질 의혹이 제기된 뒤 육군본부는 예하 복지회관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성은 ‘별’ 대령은 ‘왕관’ 모양...군인복지회관의 별난 ‘냅킨 갑질’
육군 제9보병사단 백마회관에 놓인 수제 티라미수와 특별 디저트. [군인권센터]

군인권센터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 제9보병사단 지휘부가 육군 복지시설인 백마회관에서 메뉴판에도 없는 특식과 고급 디저트 등을 요구해 수차례 대접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사단 지휘부가 16첩 반상 한정식,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와 회관병이 직접 만드는 수제 티라미수 등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며 "사단장·부사단장·참모장·사단 주임원사 등 사단 지휘부가 주최하는 모임을 위해 쓰이는 별도의 VIP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 7월15일까지 9개월 동안 9사단 지휘부는 백마회관에서 총 120회 모임을 가졌는데, 이들이 특별메뉴를 주문한 것은 12회, 수제 티라미수과 고급 과일 등 특별 후식을 제공받은 게 45회, 수제 티라미수를 제외한 특별 후식 21회(메뉴와 후식 모두 받은 경우 중복집계) 등 수십차례에 걸쳐 특식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