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연예인 한승연이 공개한 싸이월드 사진 [한승연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1일부터 문 닫습니다.”

작년 4월. 온갖 옛날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르내렸다. 너도나도 앞다퉈 수십년 전 옛날 사진을 소환하며 추억을 곱씹었고, 연예인들의 흑역사(?)를 증명하는 옛날 사진도 화제였다. 그야말로 싸이월드 광풍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 지난 지금. 싸이월드가 다시 문을 닫는다. 그런데 서비스를 중단하는 소식도 널리 회자되지 않고 있다. 1년 전 싸이월드의 인기와 비교하면 믿기 힘들 정도다. 옛날 사진을 소환하는 ‘추억팔이’ 외엔 달리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사용자도 1년여 사이 급감했다.

“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연예인들이 공개한 싸이월드 사진첩 사진들 [한승연, 이주연, 설현 인스타그램]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면서 다시 꺼낸 카드도 바로 ‘사진 추가 공개’다. 싸이월드가 사실상 유일하게 흥행 몰이에 성공한 ‘옛날 사진’ 서비스를 재개하며 관심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출처 싸이월드 앱]

앱 통계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사용자수는 말 그대로 급감했다. 사진첩을 공개했던 작년 4월엔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가 376만명에 이르렀다.

2019년 서비스를 공식 종료한 싸이월드는 작년 4월에 170억장의 사진첩을 앞세워 재오픈했고, 당시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1년 여 전만해도 싸이월드는 광풍 수준이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대면 시대 복고 열풍과 맞물려 “과거의 향수를 찾으려는 심리가 싸이월드 인기 비결”이라는 식의 사회학적 분석까지 나왔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인기는 불과 ‘한 달 살이’에 그쳤다. 4월 이후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급감했다. 작년 말 이후론 월 MOU가 100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 6월엔 64만명까지 하락했다.

“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출처 모바일인덱스]

앱 설치건수로 보면 더 두드러진다. 작년 4월엔 한 달에만 287만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바로 한 달 뒤엔 174만건으로 급감하더니, 작년 6월엔 55만건까지 떨어졌다.

이후엔 월 신규설치 건수가 10만건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 6월엔 5만건 수준까지 하락했다. 사실상 신규 유입이 전무한 셈이다.

“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출처 모바일인덱스]

싸이월드 생태계를 메타버스로 확장하겠다는 목표 하에 선보인 ‘싸이타운’도 최근 폐쇄됐다. 싸이타운은 한글과컴퓨터와 싸이월드제트가 설립한 합작법인이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었다.

이제 싸이월드도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 싸이월드는 31일 공지를 통해 “오는 8월 1일 00시부터 ‘싸이월드 앱 3.0’ 리뉴얼을 위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싸이월드는 120여일 뒤에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진첩 추가 공개를 예고했다.

“옛날 사진 빼면 뭐 있어?” 망할 위기 싸이월드, 또 추억팔이?
[출처 싸이월드 앱]

싸이월드제트 측은 “2.0에서 오픈하지 못한 1.5페타바이트 규모의 2차 사진첩과 함께 리부팅해 또 한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민 SNS가 되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SNS가 될 수 있도록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