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밥 먹고 자판기 커피 한 잔, 이것 없으면 손님도 안 와요.”
서울 용산구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한 A씨는 “가끔 자판기에 믹스커피가 동난 날이면 손님들 항의가 대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믹스커피는 한국만의 독특한 커피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식사 후 자판기에서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은 정말 끊기 어려운 후식문화다. 하지만 몸을 생각한다면 참는 게 좋다. 50대 이상은 당류를 섭취하는 1순위 가공식품으로 믹스커피가 꼽힐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는 34.6g(2021년 기준)으로, 2019년보다 약 6% 감소했다.
흥미로운 건 감소 이유다. 바로 탄산음료가 탄산수로 대체되는 트렌드와 함께 꼽힌 주된 이유가 바로 믹스커피 대신 블랙커피 섭취량이 증가했기 때문.
같은 기간 하루평균 믹스커피를 통해 섭취하는 당류는 13.8g에서 12.6g으로 줄었고, 블랙커피는 82.4g에서 88.5g으로 늘었다. 믹스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우리 국민 전체의 당류 섭취량도 감소했다는 뜻이다.
예전만 해도 믹스커피는 대학가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식당 등에서 식사를 마친 뒤 자판기에서 믹스커피를 뽑아 마시는 게 하나의 일과처럼 자리 잡았다.
200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냈다는 회사원 A씨는 “젊은이, 노인을 막론하고 믹스커피가 하나의 후식문화였던 시절”이라며 “지금도 식당에서 믹스커피 자판기를 보면 꼭 한 잔씩 마시게 된다”고 전했다.
여전히 믹스커피는 당류를 섭취하는 대표적인 가공식품이기도 하다. 음료 종류별 당류 섭취비율에서 10~20대에선 탄산음료가 압도적이고 커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들이 즐기는 커피는 대부분 블랙커피인 탓이다.
30~40대에선 탄산음료류가 41.5%를 차지한 데에 이어 커피(믹스커피)가 29.6%로 그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압도적으로 믹스커피가 가장 비중이 크다.
음료 외에 전체 가공식품으로 확대하더라도 50대 이상에선 믹스커피를 통한 당류 섭취가 빵이나 설탕류 등을 크게 웃돌았다.
50세 이상에선 3명 중 2명꼴로 ‘하루에 커피를 1회 이상’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65세 이상은 믹스커피를 블랙커피보다 2배 이상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탄산음료를 탄산수로 대체하고 믹스커피 대신 블랙커피 등을 많이 마시게 되면 음료류로부터 당류 섭취가 감소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당류 섭취 실태조사를 실시, 일상생활에서 균형 잡힌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