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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데기로 열 체크” ‘더 글로리’ 그 장면, 17년전 실화…“손톱으로 딱지 뗐다”
2006년 5월 충북 청주 모 여자 중학교서 유사 사건
학폭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의 아역을 연기한 배우 정지소. [넷플릭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 등장한 학교 폭력이 과거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충북 청주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더 글로리’에서 고데기를 활용해 피부를 지지고 고문하는 장면이 과거 청주 모 여자 중학교에서 벌어진 학폭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학폭으로 화상을 입은 극중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의 몸. [넷플릭스]

드라마 속 문제의 장면은 학폭 주동자인 극중 박연진(임지연 분)이 온도를 체크한다며 동급생인 문동은(송혜교 분)의 신체 곳곳을 미용기구인 고데기로 지지는 부분이다. 극중 박연진은 문동은이 경찰에 학폭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폭력 수위를 높여가며 고문과 다름 없는 행위를 자행했다.

이 장면과 유사한 실제 사건은 2006년 5월 청주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동급생 한 명을 20일간 폭행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돈을 가져오라 협박하고,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집단구타를 가했다. 특히, 교실에서 고데기를 이용해 팔에 화상을 입혔다. 고데기와 옷핀, 책으로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냈다.

2006년 5월 29일 뉴시스가 보도한 '고데기 학교폭력 사건' 기사. [뉴시스]

당시 뉴시스 보도에서 피해 여학생은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심지어 아물던 딱지를 손톱으로 떼어버리는 ‘의식’ 같은 형벌도 자행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두 명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는 바람에 도망갈 수도 없었다. 소리를 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주범인 가해자 한 명이 구속되고, 학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은 행정처분을 받으며 일단락 됐다.

2006년 청주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 당시 교장 인터뷰. [MBC]

드라마 속 연출과 실제 사건 사이 차이점도 있다. 드라마 속 학폭 장소는 체육관으로 설정됐지만, 실제 사건의 배경은 교실이었다. 교실 책상과 벽에 붙은 콘센트에 고데기를 연결해 폭력을 저질렀다. 또 극 중에선 주인공이 편모슬하의 외동딸로 나오지만, 실제 피해자는 양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쓰고 안길호 감독이 연출한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은 여자가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해 실행해나가는 내용을 그린다. 현재 16편 중 절반인 8편(시즌1)이 공개됐는데 세계 20여개국 스트리밍 상위권에 올랐다. 시즌2는 오는 3월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91년생 ○○중 출신들은 다 아는 사건” “드라마 속의 교복도 지금 그 학교 교복과 비슷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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