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 정책…집주인들 호가 올려

집값 반등 가능성은 아직 낮아

“19억에 팔리던 잠실주공 5단지…21억에도 매물 없어요”[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세금, 대출 등 규제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반등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가격을 크게 떨쳐 급급매를 내놓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는 반응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19억원대까지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76.5㎡ 호가가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12월에 여러 건 거래가 됐던 20억대 매물이 전부 사라지고 22억원대로 올랐다는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한두달 사이 급매 10개 가까이가 거래됐다”며 “거래가 좀 이뤄지니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려 내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실은 아직 규제지역은 그대로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규제에 훈풍이 불어오며 재건축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지난주(63.1)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던 지수가 소폭 회복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전주 대비 상승한 것은 지난해 5월 첫째 주(91.1) 이후 35주 만이다. 이번 규제해제에서 빠진 강남권역도 지난주(65.1)보다 0.8포인트 올라 65.9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며 매수심리가 살아나자 새해 첫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65% 하락해 전주(-0.76%)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수도권(-0.93%→-0.81%)과 서울(-0.74%→-0.67%), 지방(-0.59%→-0.50%)도 하락폭이 줄었다.

일각에서는 전방위적인 규제완화 조치로 집값이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대출 완화 정책 등을 내놔도 치솟은 금리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아직은 매수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여전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소폭 올리니 사겠다는 사람이 다시 사라졌다”며 “아직은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매수자들이 많다”고 했다.

“19억에 팔리던 잠실주공 5단지…21억에도 매물 없어요”[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