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상황 만들어가는 정권 왜 보고만 있나” 맹비난

尹대통령 실명 언급 원색적 비난…‘남조선 것들’, ‘들개’ 지칭

대통령실, 김여정 8월 담화 때와 달리 입장 내지 않을 듯

北김여정, 韓 ‘독자제재’ 추진에 “서울 과녁” 위협…尹대통령에 “천치 바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자에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4일 정부의 독자제재 추진에 ‘서울 과녁’을 언급하며 위협했다.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 대한 비난 담화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김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천치바보들”이라며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 들며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가 지난 22일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고, 우방국들과 함께 효과성을 제고할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발이다. 정부는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사이버 분야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 먹으면서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무용지물이나 같은 제재 따위에 상전과 주구가 아직까지도 그렇게 애착을 느낀다면 앞으로 백번이고 천번이고 실컷 해보라”며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고도 했다. 독자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무용론’을 강조하며 선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서울 직접 타격’을 거론해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 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이 윤 대통령의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이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발표하자 나흘만에 담화를 내고 이를 거부하며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번 담화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을 예정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22일 담화를 통해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논의하자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우리는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 데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