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금융시장이 너무 좋지 않다. 투자도 축소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 컴투스의 SM엔터 지분 취득으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제왕’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물러남에 따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던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미궁속에 빠졌다. 당분간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체 컴투스가 복병으로 등장한데다,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해 실적 또한 우울한 상황이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거액을 쏟아 붓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컴투스의 지분 확보로 카카오의 SM엔터 인수가 미궁에 빠졌다. 컴투스는 SM엔터 주식 99만여주, 약 4.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약 700억원 가량이다. 추가적인 주요주주가 등장한만큼 이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매각은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카카오가 이 총괄 프로듀서 지분(18.46%)를 전량 인수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컴투스가 이 총괄 프로듀서의 백기사라면 카카오는 컴투스가 보유한 지분까지 함께 사야 할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부담이 너무 크다.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매각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며 “금융시장도 너무 어렵고, 여기에 컴투스의 SM엔터 지분 취득으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12월 31일 종료한다. 라이크기획은 지금의 'SM 왕국'의 기초를 닦은 H.O.T.가 한창 활동하던 지난 1997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회사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은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다. 이 구조가 사라지면서 업계에선 카카오의 SM 인수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오랜 기간 인수 협상을 벌여 왔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지분 가치인 3000억원에 더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플러스알파'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카카오측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제휴와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해왔다”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