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로 한걸음 더 나가

감염재생산지수 4주째 1미만

주간 확진자 수 전주 대비 34.9%↓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는 당분간 유지

질병청 “단기간 반등없이 안정적 유지”

26일부터 야구장·콘서트 '노마스크' 떼창 가능...
지난 2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야구팬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6일부터는 '노 마스크' 상태로 가을 야구 관람이 가능해진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의무를 전면해제키로 했다. 올 가을부턴 야구 관람이나 콘서트 등의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감수해야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포스트 코로나’로 더 다가가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되찾았다고 보긴 아직 어렵다. 실내에선 당분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26일부터 야구장·콘서트 '노마스크' 떼창 가능...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재유행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며 “다음주 월요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5월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 등에 대해선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장 등 다수 인원이 모인 야외 공간에서도 취식이 허용되고 있는데 굳이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는 실효성 논란이 있어 왔다.

당국이 실외마스크 착용해제를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덕분이다. 실제 주간 확진자 수 증감추이를 보면 이번 6차 대유행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주일(9월17~23일) 누적 확진자 수는 24만8948명으로 직전 주(38만2511명) 대비 34.9% 급감했다. 9월 2주 감염재생산지수도 0.82로 4주 연속 1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26일부터 야구장·콘서트 '노마스크' 떼창 가능...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당국은 올 여름 6차 유행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본다. 실제 오미크론 하위 변이(BA.5)에 의한 6차 유행 정점구간(8월 셋째주) 일평균 확진자 발생은 12만7577명으로,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BA.1, BA.2) 유행(5차 유행) 당시 정점(3월 셋째주) 일평균 발생 40만4577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었다. 사망자 수도 지난 3월 유행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5차 유행 당시 하루 최대 사망자는 469명(3월 24일)에 달한 반명 6차 유행 땐 일 최대 사망자가 112면(9월 1일)으로 집계됐다. 치명률도 낮아졌다. 6차 유행 치명률은 0.05%로, 5차 유행(0.1%)의 절반 수준이다. 델타 변이 우세 시기(4차 유행, 지난해 7월~올해 1월) 치명률(0.95%)의 8분의 1 수준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단기간에 반등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전국에서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항체양성률을 보면, 백신접종과 자연감염을 통해 약 9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총리는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약 57%로 같은 기간 확진자 누적발생률보다 약 19%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20% 내외의 미확진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당국은 앞으로 항체 수준 변동에 대한 장기 추적조사를 실시하는 등 데이터를 지속 축적해 대책수립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대했던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는 없었다. 한 총리는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는 당분간 유지한다”며 “독감 환자 증가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 내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탓이다. 내년 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대중교통이나 병의원 요양시설 등 일부 취약 시설에서는 의무 규정을 계속 남겨 둘 가능성도 있다. 다만 OECD 주요국 중 아직 실내마스크 착용의무가 남아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질병청이 OECD 38국 중 취합 가능한 19국을 조사해보니 미국·덴마크·슬로베니아·튀르키예·프랑스·헝가리·네덜란드 등 7국은 실내마스크 착용의무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