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이후로 볼 것 없던데” 존재감 없는 줄 알았더니, 놀라운 일이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속 한 장면. [애플tv+ 유튜브]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애플 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OTT) ‘애플TV+’의 기세가 무섭다. 넷플릭스 등 다른 주요 OTT들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이후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애플 기기에서만 시청 가능하다는 폐쇄성이 향후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스트리밍 전문매체 ‘JustWatch(저스트와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애플TV+의 시장 점유율은 29% 성장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가 14%, 아마존 프라임이 19% 감소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로써 8월 기준 ‘애플tv+’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2%로 집계됐다. 지난 2월(5.6%)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HBO맥스’와 격차를 좁혔다.

“파친코 이후로 볼 것 없던데” 존재감 없는 줄 알았더니, 놀라운 일이
글로벌 OTT 시장 점유율 추이. 8월 기준 ‘애플tv+’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2%로 집계됐다. 지난 2월(5.6%)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저스트와치]

‘애플TV+’는 다른 OTT와 달리 애플 기기 및 웹사이트로만 모바일 시청이 가능하다. 구글플레이에서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며, 애플 앱마켓 ‘앱스토어’로만 모바일 앱을 설치할 수 있다. 높은 폐쇄성에도 이용량이 늘어났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이용자가 80%에 달하는 국내 상황은 다소 다르다. 불편한 모바일 시청 환경은 국내 가입자 확대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웹 사이트 시청이 가능하지만, 화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은 불법 공유 시장에서 원하는 애플TV+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시청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파친코 이후로 볼 것 없던데” 존재감 없는 줄 알았더니, 놀라운 일이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파친코'. [애플]

콘텐츠 부족도 문제다. 애플TV+는 곧 국내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올 초 공개한 ‘파친코’ 외에 국내 이용자들이 ‘볼만한’ 작품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까지 공개된 애플TV+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닥터브레인’, ‘파친코’ 2개 뿐이다. 넷플릭스는 물론 국내 후발주자인 디즈니플러스와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가입자 유입을 위한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 OTT 시장은 연내 HBO맥스 상륙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HBO 맥스는 ‘왕좌의 게임’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타임워너의 OTT 서비스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 이은 또 다른 글로벌 ‘공룡’ 등장이 어떤 격변을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