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서울공항 별도 차담 없이 환송 인사와 인사 후 출국
李대표, 최재형 주최 세미나 참석…환송 불참 이유에 묵묵부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첫 해외일정을 떠나는 27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 대통령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 통상 참석하는 여당 대표는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오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오후 1시51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이 배웅에 나섰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연분홍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과 흰 정장 원피스 차림의 김 여사는 차량에서 내려 약 1분간 환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수행원단이 탑승한 공군 1호기는 오후 2시쯤 마드리드를 향해 이륙했다.
눈길을 끄는 장면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부재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출국길에 여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통상 대통령은 순방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전 서울공항에 마련된 환담장에서 환송 인사들과 별도의 차담을 나누곤 한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는 만큼 시급한 현안을 논의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차담 없이 공군 1호기 앞에서 환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는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리는 최재형 의원 주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 강조했다. 자유에는 실체가 있어야 한다”며 “제가 대통령께 말씀드린 ‘자유’라는 건 검열에 있어서의 자유였다. 어떤 말을 할 때, 소통할 때 우리가 직접 감시 대상이 돼 검열이 되는 경우가 있고, 사회적으로 스스로 자기검열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검열 같은 중대한 주제들, 문재인 정부 내내 겪어온 어려움과 불편함이라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것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공성전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할 말 있으나 자기검열 하는 사람들, 할 말 있는데도 타인의 압력으로 할 말 못 하는 사람들, 가까이는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 공성전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세미나 후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 출국에 환송을 나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찬 회동했다는 보도를 두고 양측은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이 대표 측은 “만남 여부를 공개할 수 없다”라고 밝혀 온도차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결정을 앞두고 있고,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와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거리두기’의 묘한 기류가 분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 윤리위와 엮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