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와 오찬…취임 후 첫 회동

尹-李 공개 대화…우크라 정세에 집중

尹 “국정과제수행 위해 당과 한몸처럼”

정치 대화 없어…尹 집무실 직접 안내도

이준석, ‘민들레 불참’ 장제원에 “결단 존중…尹정부 성공 위한 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90분간 오찬 회동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여당 지도부와 첫 공식 만남이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조수진 최고위원, 정미경 최고위원, 윤영석 최고위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한기호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용현 경호처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김일범 의전비서관, 홍지만 정무비서관이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최고위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랜만에 친정 식구들 만나는 것 같네. 잘 지내셨나”라고 인사를 건넸다.

본격 오찬에 앞서 이뤄진 공개 대화는 10분 동안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주로 이뤄졌고, 우크라이나 정세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돌아온 이 대표를 향해 “잘 다녀오셨나. 차를 20시간씩 타고 그러셨다고 (들었다)”고 하자, 이 대표는 “현장이 그렇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숙식 등이 잘 안돼 있을 텐데”라고 말을 건네자, 이 대표는 “수도는 괜찮고, 다른 데는 아직 좀…”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교전 상황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저희 가는 날 한 발 떨어져서, 6km 거리엔가 떨어져서 사이렌 울리고 대피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그쪽 사람들 만나보니 좀 어떻든가?”라며 “종전이 가까운 시기에 되기 어려워 보이나”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내부 정치적 상황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종전을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는 것 같고, 안에서도 이견이 조금씩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자신감은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은데 반대로 절박하니까 자꾸 저희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좀 여러 가지 지원 체계나 이런 것에 대해서 국내외적 법적인 것과 여러 가지 이런 것이 있어서 그게 좀 빨리 결론이 났으면…”이라며 “이 대표님이 특사로 가시면 더 할 것이 많은데 아직도 결론이 안 났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윤 대통령 취임하신 이후에 취임사 내용까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자유라든가 이런 것 강조하시고 해서 기대치가 커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다”며 “굉장히 기대가 많아서”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만큼 자기들도 절박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비공개 오찬에서도 최근 여당 내 갈등 등 정치적인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지방선거 등 큰일을 치른 당에 감사 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 수행을 위해 당과 정부가 한몸처럼 움직이자고 당부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마침 우크라이나 방문 마치고 돌아온 이 대표가 관련 내용을 설명했고 윤 대통령은 경청했다”며 “특히 윤 대통령 취임 한 달이자 이 대표 취임 1주년 맞는 자리여서 뜻깊은 자리”라고 했다. 지도부는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청와대 개방, 도어스테핑(약식 문답) 등 윤 대통령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지부에 시계를 선물했고, 직접 대통령 집무실을 안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