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동향 주시…기폭시험, 풍계리 외 지역서 수주째 지속”

“北, 신형 ICBM 화성 17호 발사…나머지 2발도 핵투발 의도”

“국내 정치일정 개입·새정부 안보태세 시험·한미 겨냥 메시지”

“北발사 3분만에 대통령 보고…두번째 발사 직전 NSC 소집”

“尹정부 北 대응 원칙, 군사조치엔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조치”

[영상]대통령실 “北 7차 핵실험 임박…기폭장치 시험 탐지”[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대통령실은 25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위한 핵기폭장치 작동 시험을 여러 차례 하는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이날 발생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 ▷새 정부 안보태세 시험 의도 ▷한미에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 등의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하루이틀 내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는 충분히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정확한 핵실험 시점은) 제가 알 수 없다. 아마 북한의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면서도 “기폭시험을 몇 주에 걸쳐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핵실험을) 실패하지 않을,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마지막 준비단계가 임박해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께와 6시37분께, 6시42분께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각 1발씩, 총 3발을 발사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한미정상회담 종료 후 나흘 만이다.

北 탄도미사일 ‘섞어쏘기’에 정세현 “한미일 갈라치기”
25일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오전 동해상에서 한미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공동대응은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

안보실에 따르면, 대통령 보고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3분만인 오전 6시3분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을 통해 처음 이뤄졌다. 10여분 후 김성한 안보실장이 대통령과 유선전화를 통해 회의체 점검 사실을 알리며 조기 출근을 요청했고, 두 번째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인 6시30분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대통령 주재 NSC 회의다.

김 차장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오전 6시부터 발사가 시작됐는데 6시42분까지 두 종류의 탄도미사일이 3번 발사됐고, 두 번째 발사가 이뤄지기 직전에 NSC 회의를 대통령 모시고 해야겠다고 결정됐다”며 “첫 번째 발사한 것이 신형 ICBM인 화성 17호로 판단됐고, 그 후에 나온 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성능 개량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주재 NSC 회의는 이날 오전 7시35분부터 시작해 8시38분까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안보에 한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김 차장은 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임박한 대한민국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생각되고, 새 정부의 안보 대응 태세를 시험하려는 의도를 생각할 수도 있다”며 “또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본토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한 시점에 도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보실은 전날부터 북한의 ICBM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안보 부처 장관들에게 “저녁 회식을 하더라도 알코올이 들어가는 음식은 자제해달라”며 대기령을 내렸다. 김 차장은 “북한이 탄도 식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른 아침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어제 오후에 보고를 드렸고, 오늘 (발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전날) 잠자리에 들었다”고 했다.

[영상=프로파일럿 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한미는 연합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군사적 조치 2가지, 외교적 조치 두 가지다.

김 차장은 “오늘 오전 중에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한국군은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국군은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우리 F-15 전투기 30여대를 출격시켜 ‘엘리펀트 워킹(다수의 전투기가 최대무장을 장착하고 밀집대형으로 이륙 직전까지 지상활주하는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대지 미사일과 ‘엘리펀트 워킹’은 한미 연합대응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적으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먼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고, 이어서 김성한 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며 “대화내용의 공통점은 북한의 위협적 행동에 대해 즉시 공조, 함께 대처해나가고 미국의 한반도 억지 능력을 확고히 재확인하는 동시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기대대로 잘 치러졌음을 평가하고 후속조치를 해나가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한 3원칙도 제시했다. ▷발사체의 정확한 기술 ▷군사조치엔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조치 ▷한미·국제사회 공조 등이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군사행동에 대한 원칙은 세 가지”라며 “발사한 발사체가 우리가 판단했을 때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ICBM인지 정확하게 기술하겠다는 것, 모종의 군사조치가 있었을 때 반드시 후속조치가 따른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 이러한 행동을 한미 군사협조 태세를 통해 함께 실천하고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앞으로의 상황을 관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