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첫 삼성전자 공장 현장 방문
법원, 공판 불출석 진행…李부회장 첫 불출석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안내할 수 있게 됐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 박사랑 박정길)는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이 20일 공판을 불출석한 채 다음날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분으로서 관련 혐의 공판 첫 불출석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첫 삼성전자 공장 현장을 방문하면서 이 부회장이 직접 안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같은 날 이 부회장의 재판 출석이 예정됐고, 이날 재판에서 20일 일정에 대한 조율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을 변호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이 의견서를 통해 불출석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방문과 관련 리허설에 나서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와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일 인사말을 통해 삼성전자를 방문해준 데 대해 양국 정상에 감사를 표하고 평택캠퍼스 현황 등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 당일 삼성전자 임원들도 평택캠퍼스에 총출동한다. DX(디바이스경험) 사업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뿐만 아니라 DS 부문 부사장급 임원들까지 100여명이 평택에 집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로, 차세대 메모리(D램·낸드)와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복합 라인으로 구성돼있다. 평택 1라인(P1)과 2라인(P2)은 가동 중이며, 3라인(P3)은 현재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은 경호를 위해 이날 하루 P3 공사를 중단한다. 아울러 사내망을 통해 평택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중 필수인력 제외하고는 재택근무 또는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하거나 연차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평택공장 방문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논의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첨단산업의 양국 협력을 강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관련 재판으로 법원을 찾는다.
지난 3월 해당 재판에서 외부회계 감사법 위반 혐의 내용을 분리해 삼정회계법인 재판과 병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3주에 한 번씩 금요일에도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본인은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