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수석, 두 차례 라디오·SNS 통해 반박

“과도하게 정치화·이념화돼”

靑, 하루에만 세 번 반박 입장…원전 말바꾸기 적극 대응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청와대가 대선 막바지에 불거진 '탈원전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정치공세"라며 적극 반박하고 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일 라디오 인터뷰, SNS 등을 통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야당의 공세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 수석은 이날 오전 7시15분께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말 바꾸기' 논란이 '주력 기저 전원' 용어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라며,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은 '주력 기저 전원으로 60년 동안 우리 원전이 그렇게 잘 관리돼야 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주력 기저 전원이라는 그 말 중에 주목한 것은 '주력'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기저 전원은 전력 수요가 가장 낮은 시간대에 발전되는 가동기라는 뜻이다. 그는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원전을 다 없애는 것이 아니다"며 "독일은 2025년, 프랑스는 2030년까지 원전비율을 급격히 줄이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2084년까지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20분 뒤인 7시35분께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또다시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께 약속을 드리고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 정책, 에너지 믹스 정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 정부도 그렇게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외국에 원전을 수출해 정부 철학이 모순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원전 밀집도, 원전 주위 인구, 불안정한 지층을 언급하며 "(원전을) 수출하는 나라는 이런 지진의 위험이나 밀집도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 나라의 자체 정책 환경을 가지고 그 나라가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또 "그런 나라에 우리 우수한 기술을 수출하고 경제적 이익을 갖고자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오후 SNS에 연재하고 있는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도 원고지 분량 20장가량의 글을 통해서도 청와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에너지 믹스'는 우리 후손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이고, 세계의 추세적 흐름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책인데도 과도하게 이념화·정치화되면서 우리 에너지 정책의 미래를 합리적으로 논의하기 어렵게 된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탈원전 말 바꾸기'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원전은 주력 기저 전원"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 믹스'를 선택하고 있으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문 대통령은 어제(25일) 지난 5년간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고 '향후 60년간 원전을 주력'이라며 입장을 바꿨다"며 "우리 정권의 잘못된 판단으로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