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03주년 3·1절 기념사

“일본 선진국 되길 진심으로 바래”

“한바도 평화 더 강해지기 위해 필요”

“3·1독립운동 남과 북 없었다”

[전문]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일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하 임정기념관)에서 열린 제103회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정기념관은 문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으로 이날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일 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관계는 그 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쿄하계올림픽을 계기로한 한일정상회담이 추진됐으나, 재한 일본 외교관의 망언으로 성사 직전 불발됐다. 문 대통령은 이후 참모들을 향해 한일정상회담 실무협상을 계속하라고 지시했지만, 이후 강경파인 가시다 후미오 내각이 들어선 뒤 양국 관계는 제자리 걸음이다.

문 대통령은 4%경제 성장률 달성, 1인당 국민소득 3500달러 시대 등의 경제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됐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이라며 영화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BTS 등 한류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고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계속돼야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북한 등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올해에만 8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며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 후 분단을 막기 위한 임정요인들의 노력을 강조하며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됐다'고 했다. 이어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것은 평화"라며 "한국 전쟁과 그 이후 우리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는,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