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자영업비서관은커녕 행정관도 만나지 못하고 왔다. 삭발한 머리카락도 전달 못했다.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그냥 가져왔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가 1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피해 자영업자들을 귀찮아 하는 것 같다"며 전한 말이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소속 자영업자 400여명은 전날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집회를 열어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들 중 10여명은 현장에서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들은 자른 머리카락과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제출하려 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 총연합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5개 자영업자 단체들 모여 구성됐다.
민 대표는 "경찰측과 집회 관련해 협의를 진행했는데, 경찰 측에서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고 얘기 하더라. 머리카락도 민원접수실에 그냥 놔두고 가라고 하던데, 버리는 꼴이 될까봐 전달하지 않고 그냥 왔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 역시 장기화 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일일 확진자가 수가 폭증하면서 영업시간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고민했던 청와대와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전날 5만7177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확진자수가 폭증한 반면, 위증증 환자수는 전날보다 1명 줄어든 313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주일 신규 위중증자 수는 200명대에서 300명대로 늘어난 상태다. 사망자는 39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7202명이 됐다. 정부는 당초 오는 18일 제한 ‘8인, 10시’로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확진자가 하루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시기상조’라는 의견들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폭증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안한 ‘3차 접종자 대상 24시간 영업 허용’도 당장 논의되기는 힘들어졌다. 청와대와 당국은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도 정부와 정치권의 이견으로 국회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정부가 당초 제출한 추경안 규모는 14조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5조원이상, 국민의힘은 35조원~50조원으로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