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19년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 특히 극 중 ‘시라소니’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켰던 배우 조상구의 근황이 전해졌다.
15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공개된 “‘시라소니를 만나다’ 야인시대 최강자 근황…알고 보니 영화 ‘타이타닉’ 번역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서다.
영상 속에서 조상구는 “그 때는 7년째 (배우) 일이 없어서 번역만 하고 있을 때였다”며 “시라소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나서 하늘이 노랗더라. 집에 전화했더니 집사람도 울더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인기가 너무 많았다. 사람들한테 묻혀 있었다”며 “애들한테 아빠가 이렇게라도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게 제일 컸다”고 했다.
그는 또 “시라소니의 인기를 만들었던 당시 야인시대 속 등장 신이나 극 중 김두한(김영철 분)과의 결투 신 등 명장면이 애드리브로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하지만 너무 강렬했던 시라소니의 이미지 탓이었을까.
그는 “어떤 역할을 해도 다 묻힌다. 끝나고 나면 또 시라소니”라며 “이후 여러 작품 활동에서 부진했고 스트레스로 인해 시력까지 약화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고 했다.
절망속의 그는 “걷는 것도 힘들었다. 계단도 못 올라가고. 운전도 못하고”라며 “스스로 보호하려고 하는지 눈이 감겨버리더라. 그런지가 한 4년 됐다. 지금은 다행히 보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병명이 안 나온다. 정신적인 게 아니겠냐”고 했다.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로 인해 손가락이 잘린 후 접합 수술까지 받았다고 했다.
조상구는 1990년대 후반 배우 일을 하면서 지독하게 가난에 찌들어 힘겨웠던 과거도 떠올렸다.
그는 “상도동 달동네에서 오래 살았다. 세차장 일도 하고 막노동도 했다. 너무 힘들었다. 가족들한테 미안하고…”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이후 번역 일을 시작하면서 생계가 다소 나아졌다. 영화 ‘타이타닉’ 등도 번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인시대 하면서 ‘번역 안 해야겠다’ 생각했다. 너무 지겨웠다. 하지만 고마웠던 직업”이라고 했다.
최근 유튜버 활동에 나선 그는 끝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 잘 견뎌내 주시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