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예능으로…올림픽 열기 이어받는 ‘스포츠 콘텐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난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은 기존에 주목받았던 ‘축구’ ‘야구’ 뿐만 아니라, ‘양궁’ ‘배구’ ‘펜싱’ 등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졌던 스포츠를 재조명 받게 했다.

실제로 양궁 금메달리스트 3관왕의 안산 선수가 참가한 여자 양궁 개인 결승전 실시간 시청률은 20%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여자배구 준결승전인 한국-브라질 경기는 7일 지상파 3사가 중계한 한국과 브라질 간 경기의 누적 총 시청률은 38.1%로 집계됐다.

준결승 진출을 위한 8강 터키전을 온라인 생중계한 네이버에는 최고 140만 명(누적 720만)이 동시접속해 배구 경기를 시청했다.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약 31만 개의 ‘톡(댓글)’까지 이어졌다.

오는 24일부터는 제 16회 도쿄 페럴림픽이 열려 올림픽에 대한 여운을 더 즐길 수 있는 가운데 올림픽 열기를 이어갈 수 있는 역대 올림픽 영상이나 스포츠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 웹툰 등의 올림픽 콘텐츠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

웹툰으로 예능으로…올림픽 열기 이어받는 ‘스포츠 콘텐츠’

▶과거 영상부터 다큐로 메달리스트의 다른 면을 본다=OTT 업계는 올림픽 생중계와 더불어 이번 올림픽의 주역들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웨이브는 도쿄 올림픽 양궁 2관왕인 김제덕 선수의 초등학생 시절을 담은 ‘영재발굴단’,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가 소개된 ‘스타킹’ 등의 콘텐츠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마지막 승부(243%)’, 영화 ‘슈팅걸스(1001%)’ 등 올림픽 연계 큐레이션을 통한 스포츠 콘텐츠 시청량은 평균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안산 선수의 상대 선수이자, 여자 양궁 세계 1위 선수인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레이디스 퍼스트 : 내일을 향해 쏴라’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추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방극장도 스포츠 예능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SBS는 골프 예능 ‘편먹고 공치리’를 최근 금요일 오후 11시 30분에서 토요일 오후 6시로 주말 황금 시간대로 편성을 변경했다. 이는 올림픽으로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편먹고 공치리’는 열혈 골퍼 이경규, 이승엽, 이승기와 유현주 프로가 연예계 골프 고수들과 함께 대결을 펼치는 신개념 골프 예능이다.

티캐스트 E채널은 오는 23일 ‘노는브로(bro)2’를 첫 방영한다. 운동밖에 몰랐던 남자 스포츠 선수들의 두 번째 하프타임이 펼쳐지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쿄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구본길과 배구의 임성진, 씨름의 박정우와 손희찬, 유도의 조준호 등 여러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출연도 예고했다.

웹툰으로 예능으로…올림픽 열기 이어받는 ‘스포츠 콘텐츠’

▶스포츠 콘텐츠의 새로운 면모를 느낀다=올림픽 시즌에 맞물려 스포츠 드라마도 화제다. SBS 월화 드라마 ‘라켓소년단’은 땅끝마을 농촌에서 배드민턴계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로 감동과 웃음이 함께하는 ‘웰메이드 휴먼 성장 드라마’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받았다. 드라마 내 소년체전에 참가한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 이를 통해 느껴지는 감동이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신작 웹툰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웹툰은 펜싱 선수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신작 웹툰 ‘인피니티’(글/그림 2오)를 선보였다. 공만 오면 자동적으로 피하는 몸 때문에 괴로워하는 축구부 ‘다민’이 펜싱 세계로 발을 내딛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축구나 농구, 야구 등 기존에 스포츠 웹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펜싱’을 소재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올메달(금 1, 은 1, 동 2개)’을 획득했던 만큼, 웹툰 ‘인피니티’ 역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웹툰 댓글창에는 “올림픽 단체 금메달 딴거 보고 알림 떠서 온 사람”, “여기가 펜싱의 나라 대한민국 입니까?”, “올림픽보고 웹툰도 봄” 등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전통 스포츠인 ‘태권도’를 소재로 한 네이버웹툰 ‘태권보이’(글/그림 김우준)도 화제다. 선수가 되고 싶지 않는 태권도 고수 ‘김인’과 태권도계의 슈퍼루키 ‘김민석’의 성장담을 담은 웹툰으로, 웹툰 ‘언데드’, ‘3P’ 등 화려한 액션신과 독창적인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었던 김우준 작가의 신작이다. 찌르기, 차기, 빼기 등 태권도의 다양한 기술들을 섬세하게 그려내 독자들 사이에서 ‘태권도다움’을 표현한 스포츠 웹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빵셔틀 ‘강마루’의 열혈청춘 축구드라마를 그린 웹툰 ‘빌드업’(글/그림 911), 청춘들의 스트릿라이딩을 담아낸 웹툰 ‘윈드브레이커’(글/그림 조용석)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웹툰으로 예능으로…올림픽 열기 이어받는 ‘스포츠 콘텐츠’

이밖에도 과거 인기를 얻었던 일본 고교 배구 만화 ‘하이큐’는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송되고 있으며 극장판인 ‘하이큐!! 땅 VS 하늘’도 최근 재개봉했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도쿄 올림픽으로 기존에 인기를 모았던 스포츠 종목은 물론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았던 비인기 종목까지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려는 대중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다큐, 예능, 웹툰 등 분야와 상관없이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려 해 당분간 올림픽에 대한 특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