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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꿀잠 뺏는 모기” 에프킬라 대신 ‘고양이 마약’으로 잡는다?

[123rf]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여름철 숙면을 방해하는 모기에 ‘캣닙’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풀이어서 ‘고양이 마약’이라고도 불리는 ‘캣닙’은 오래전부터 강력한 모기퇴치제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프킬라와 같은 곤충기피제 성분인 ‘다이에틸톨루아마이드(DEET)’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경생물학과 마르코 갈리오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캣닙과 캣닙의 유효 성분인 ‘네페탈락톤(nepetalactone)’이 곤충의 자극 수용체인 ‘TRPA1’을 활성화해 곤충을 쫓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생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됐다.

‘TRPA1’은 통증이나 가려움증 등 환경적 자극을 감지하는 단백질로, ‘고추냉이 수용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과일 초파리와 모기 등 다양한 곤충을 대상으로 여러 실험을 거친 결과, 캣닙이 TRPA1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캣닙이 TRPA1을 활성화하면 눈물이나 콧물·재채기 등을 유발한다. 곤충도 이를 피해 달아나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캣닙 성분을 묻힌 배양접시 주변에는 초파리가 알을 덜 낳았으며, 캣닙 기름을 바른 손은 모기가 덜 문 것으로 나타났다.

[123rf]

캣닙은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둔 ‘집사’ 사이에서 강력한 모기퇴치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퇴치 원리가 과학적으로 규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인간도 TRPA1을 갖고 있지만 캣닙이 곤충의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모기가 확산하며 질병 매개체로서 더 심각한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온 식물에서 뽑아낸 추출물은 방충제 개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준다”고 했다.

특히 식물 추출 방충제는 훨씬 싼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에 말라리아 등 모기 매개 질환이 큰 위험인 개발도상국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갈리오 부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메커니즘은 모기의 자극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차세대 방충제 개발에 대한 개념 증명을 하는 것”이라면서 “수용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한다면 훨씬 더 강력하고 선택적인 것을 고안해낼 수 있다”고 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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