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게임체인저로 급부상
디지털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ㆍI)'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인공지능 기술 확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가속화와 비대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넥슨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넥슨은 AㆍI 연구 부문 및 이와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 조직에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2017년 구성된 이 조직은 예년보다 두 배 늘어난 400여명 규모로 덩치가 커졌다. 향후 넥슨은 회사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해당 조직 인원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배준영 부본부장은 "게이머가 최적의 환경에서 더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게임서비스가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게임 개발자와 이용자의 경험치를 빅데이터화하는 것과 이를 활용해 머신러닝(기계학습) 발달이 향후 게임사들의 사업 성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배준영 부본부장은 2007년 넥슨에 입사해 다양한 사업 경험을 거쳐 서비스 기술 확대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베테랑 전문가다. 자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면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역량을 키우는 역할이 그의 몫이다. 배 부본부장은 프로파일러의 역할을 예로 들어 '경험에 관한 수집'과 '수집을 통한 기술개발'이 게임 서비스의 인공지능화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A. 게임을 개발하거나 서비스 하면서 반드시 데이터가 형성된다. 개발자나 유저가 버튼을 하나 누르는 것도 일종의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데이터가 '빅데이터'를 형성한다. 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결과를 만들어 낸다. 버튼 하나를 누르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더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Q. 인공지능 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보다 재미있는 게임의 정의는 무엇일까 A. 흔히 게임의 재미는 게임 플레이나 게임 디자인에서 온다고 한다. 그런데 인공지능 영역에서 살펴보면 그 외 영역에서 재미 요소들이 나타나는 부분도 많다는 점을 알게 된다. 게임의 재미는 인게임 디자인과 아웃게임 디자인을 총합해 나타난다고 자주 표현한다. 둘 다 게임에서 모두 중요한 요소이며 복합적이다. 이중 아웃 게임디자인은 게임을 할 때 누구랑 같이 하는가, 게임 내 작업장이 있는가 또는 게임에 버그가 많은가, 경제 밸런스는 어떤 지 등등 설정해 놓은 게임 규칙 외에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유저가 경험하는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즉, 인공지능 상의 재미있는 게임이란 유저가 즐겁다고 느끼는 상황, 환경, 게임 속 플레이 이런 것들의 총합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Q. '인텔리전스랩스'의 활동이 게임 산업에 적용되는 사례가 있다면 A. 불법 해킹 프로그램과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비정상적인 재화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면 게임 밸런스에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 불균형은 게임을 그만두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를 발견하고, 수정 및 보완하는 일은 빠르고 정확하게 일어나야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대응해야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불법 해킹 패턴이 북잡하고 다양하고 교묘하게 변화하다 보니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까지 오게 됐다. 우리 조직은 이같은 '불균형'을 빠르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우리가 진행한 활동들이 유저들의 몰입감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검증됐고, 이 활동들이 넥슨의 게임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다른 사례를 들자면 결제도용을 막기도 한다. 과거에는 결제도용이 발생하더라도 피해자 신고가 들어오기 전까지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지만, 넥슨은 AㆍI 기반으로 도용 의심 대상자를 파악해 대응했고 도용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Q.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어떤 방식으로 가설을 세우고, 정확도를 검증하는지 궁금하다 A. 데이터가 파워가 된 시대에서는 데이터의 질, 양, 사용성 등으로 분석 퀄리티와 성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우리가 설정하는 주된 주제는 유저들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유저들이 불만을 느낀다면, 왜 불만을 느꼈는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과거에는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 계획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까지 빨라도 3~4주 시간이 소요됐다. 지금은 보다 빠르게, 다양한 범위에서 데이터를 추적하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유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기반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됐고, 갈수록 자동화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편집자 주*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는 하루 100테라 단위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는 세계적인 연구소 수준이다)
Q. 설립 이후 최근 인원을 확충하고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가 있다면 A. 넥슨의 게임 서비스는 과거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발전했다. 이전에는 주로 사람들이 직접 연구하고 행동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진행했다. 또 그 성장 과정에서 많은 PC와 모바일 플랫폼의 게임을 서비스하게 됐다. 당시에는 각 게임팀에서 플랫폼의 대응 가능한 개발 작업을 했는데, 이제는 이를 통합할 필요성을 느껴 인텔리전스랩스가 담당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같은 조직에서 각 게임에 필요한 부분들을 공통화해서 만들고, 고도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성능이나 효율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Q. 인공지능 분야에서 넥슨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A. 과거 넥슨이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을 해왔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복잡한 차원에서 접근하면 시스템 구축이나, 분석 인재 채용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머신러닝, 딥러닝 관련 기술이 급격히 발달됐고 비용이 줄면서 고차원 데이터도 원활히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넥슨은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이미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차원의 데이터분석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기 쉬운 상황이다. 또한 넥슨이 보유한 데이터는 품질 면에서도 차별성을 가진다. 다른 기업은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기술이 있어도 사업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바로 그 점에서 넥슨이 시도하는 AㆍI 기술의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인텔리전스랩스가 추구하는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성은 A. 인텔리전스랩스는 인공지능을 연구개발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실용적인 관점의 머신러닝(Shallow Learning)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서 유저들의 불편함을 줄이고 게임 비즈니스의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가진 AㆍI 기술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분야가 별도로 있고, 우리는 좀 더 그것을 실제 서비스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넥슨은 게임 서비스하는데 강점을 가지는 회사이기 때문에 게임 서비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다.
Q. 향후 인공지능은 게임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까 A. 게임의 모든 부분에 AㆍI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NPC 뿐만 아니라, 불법 프로그램을 잡아내거나, 게임 내 이상 현상을 찾아내거나, 유저 간 매칭을 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 이미 AㆍI가 적용돼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AㆍI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할 것 같다.
프로필● 2007년 4월 넥슨 입사● 2012년 1월 퍼블리싱본부 기술지원팀 파트장● 2013년 4월 기획조정본부 공통사업지원팀 팀장● 2016년 2월 플랫폼본부 플랫폼기획실 실장● 2017년 5월 라이브개발본부 라이브앱개발실 실장● 2018년 7월 라이브개발본부 라이브플랫폼실 실장● 현재 인텔리전스랩스 부본부장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