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열에게는 흑인 소울, 루이 암스트롱 같은 소리도 있다"(존노)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팬텀싱어3’에서 최종 2위를 차지한 실력파 4중창단 ‘라비던스’는 4인4색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한 팀으로 결집돼 있었다.
소리꾼 고영열(27), 천재 테너 존노(29), ‘인간 첼로’ 김바울(29), 급성장하는 ‘뮤지컬 원석’ 황건하(23)는 이번 결승전에서 ‘큰 그림’을 그리며 네 곡을 불렀다.
지난 6월 26일 결승 1차전에서 ‘흥타령’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한 후 ‘Another star’로 황홀한 시간을 선물하며 앵콜무대처럼 구성했다. 이어 7월 3일 파이널인 결승 2차전에서는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에 이어 이스라엘곡 ‘Millim Yaffot Me’Eleh’로 경연이라기보다는 축제의 장으로 마무리했다.
“멤버 4명의 분위기가 다 다르다. 팝송, 월드뮤직 등 저희 팀색깔과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흥타령'은 한과 흥으로 차별화, 가능성, 다양성을 잡을 수 있는 전략이었다.”(황건하)
“4곡을 부르는 것은 PT(프레젠테이션)처럼 길게 보여주자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앞과 뒤에는 확실한 장르의 노래를 배치하고. 그래서 국악을 제일 먼저 선택했다. 그냥 고영열이니까 국악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국악스럽게만 하자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걸 깨려고 한 부분도 있다. 스캣도 넣는 등 우리의 장치가 가미됐다. 고영열에게는 흑인 소울, 루이 암스트롱 같은 소리도 있다.”(존노)
“고영열을 소리꾼 아닌 싱어로 보여주자는 전략이었는데,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황건하)
파이널인 결승 2차전에서 부른 ‘사랑한 후에’에 대해서도 존노는 “한국적인 대중가요, 그러면서도 한(恨)도 나타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고, 전인권 선배님의 강한 노래를 선택했다. 이런 노래일수록 저희 색깔을 더 잘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팬텀싱어3’ 경연 마지막곡인 이스라엘곡 ‘Millim Yaffot Me’Eleh’는 월드뮤직팀답게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 곡이다.
“쿠바, 그리스에 이어 이스라엘곡은 선곡을 위해 미리 들어봤던 곡이다. 낯선 이스라일 노래를 선곡한다고 하자 제작진도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가 신선한 음악 색깔을 버린다면 라비던스가 아니다며 월드뮤직을 하자는 생각을 유지했다. 이스라엘 원곡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의 무대가 이스라엘 뉴스에 잠깐 나갔고, 매니저가 연락이 와 우리와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존노)
라비던스는 실력과 인기, 차별화를 모두 이룬 팀이다. 음악적 다양성과 팀 워크도 최고라 할만하다. 여수에서 태어나고 광주에서 자란 고영열은 광주예고, 한양대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했지만 음악적 스펙트럼은 더 넓다.
“한국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오래전부터 한국사, 지리, 동양학에 관심을 두었고 판소리를 시작했다. 내 친구들은 국악을 많이 안 즐긴다. 중년층이 많이 듣는 전통국악에서, 내 친구들이 들을 수 있는 국악을 하고 싶다. 어른들만 즐기면 존폐 위기에 빠진다. 한국인이 즐기는 국악을 만드는 해답은 크로스오버라고 판단했다. ‘팬텀싱어3’를 하기 전부터 이 작업, 저 작업을 했다. 판소리를 통해, 국악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음악을 많이 알리는 걸 해봤다. 크로스오버는 국악을 많은 사람이 즐기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어릴때 아버지의 유학으로 미국에 간 존노는 피바디음대·예일대 음대 대학원을 거쳤다. 20살때까지 오페라를 본 적이 없었지만 19살때 '네슨 도르마'를 부르는 파파로티에 감명받아 19살때 성악으로 인생 방향을 정했다. 대학시절 한국 군대에 가기 위해 휴학을 했더니 퇴학 처리됐다. 그래서 다시 노래 하는 모습을 비디오테입에 담아 영상오디션으로 다시 입학해 장학금까지 받았다.
“모든 노래를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존노는 “노래마다 그 감정에 빠진다. 노래마다 내가 그 오페라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고영열과 함께 불러 천재 소리를 들었던) 쿠바 노래 ‘넌 내가 노래해야하는 음악이야’는 행복함과 먹먹함 사이의 자유로움, 또 사랑이지만 남자다움의 소리를 내려고 했다”고 답했다. 크로스오버에 대해서 존노는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는 힙합가수나 유명 성악가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장르의 음악과 함께 해보고 싶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 씨 하고도 해보고싶다”고 했다.
팀 리더인 김바울은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한 후에야 음악을 시작했다. 이전에는 입시곡 2곡 정도만 부를 줄 알았다는 것. ‘인간 첼로’ 목소리에 대해서는 “변성기가 늦게왔다. 그전에는 초고음이었다”면서 “목에 좋다는 도라지청을 매일 먹는다. 목소리를 준 하느님과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K-크로스오버 역사에 남고싶다. 콜럼버스처럼 어느 곳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곳을 개척해 세계적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막내인 황건하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황건하에 대해 존노는 “크게 될 인물”이라고 했다. 막내지만 형들을 끌고가는 활력소 역할을 해내고 있다. 황건하는 “부족하지만 믿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아직 방송이 끝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있지만 않지만, 9월 썸데이 페스티벌에 나가는등 일정이 잡혀져가고 있다. 라비던스를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고 끝까지 이들과 음악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라비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