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정부 수집 어려움”

“지소미아 사실상 소멸…요청도, 공유도 없어”

한일 관계 악화 속에서 韓 “언제든 종료 가능”

‘한국 핵무장론’까지…통합당, 與 향해 ‘北 강경모드’ 압박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대남공세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미·일 3국이 안보 협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긴급사태 대응 과정에선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18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ᆞ지소미아) 채널을 통한 한국과의 정보 공유가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 측을 통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한 정보를 받았다. 한 미국 측 외교소식통은 “일본 측이 관련 정보를 한국과 직접 공유하지 못하고 미국을 통해 제한적인 정보만 공유받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한의 폭파 전 관련 동향이 한·미 간 공유됐지만, 일본은 이를 제대로 공유받지 못해 정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일본 정부와의 외교 채널을 통한 필수 대화는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 전후 지소미아를 통한 일본의 정보 요청도, 공유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로 앞서 우리 군 당국은 지난 13일 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직후부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주변 동향을 파악하는 등 사실상 폭파 정황을 확인했다. 이 같은 정보는 미국 측과도 신속하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 측은 미국을 통해 제한적인 정보만 확보했고, 사후에도 관련 정보 확인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7일 “최근 남북관계를 포함해 북한의 동향에 대해 평소부터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한·미·일 3국이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가면서 경계와 감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지소미아가 사실상 소멸된 상황에서 대북정보 수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측 외교소식통은 “최근 북한 미사일 탐지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등 주요 국면마다 정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응하며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 들었을 당시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ᆞ티사)을 통한 한-일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티사의 경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비밀정보로 공유 범위가 제한되는 데다가 정보 교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하며 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됐지만, 일본이 규제 철회를 미루며 우리 정부도 최근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외교부는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했다”며 “언제든지 지소마이 종보 통보 효력의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