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대비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 확대 등
산업 규제 완화·투자 확대해야
국내 대표적인 경제연구원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19’로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0%에 가까운 성장을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로 우리 경제에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코로나19로 본격화한 차이나 리스크에 가전, 통신기기, 반도체 등의 제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18일 헤럴드경제가 6대 경제연구기관장들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위기 긴급진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곳 연구기관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문조사에는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참여했다.
이 중 장지상 산업연구원장만 당초 전망치에서 대폭적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지만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전망하지 않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3%로, 마이너스 성장이불가피할 것”이라며 “수출, 소비, 투자 모두 위축되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상반기 중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하반기에 정상화가 차질없이 진전되는 U자형 회복을 보인다면 올해 우리 경제는 0%에 다소 못미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이보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상반기에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경기침체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하면서 연간 0∼1% 사이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세계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도 제로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천천히 올라가서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수정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2%로 전망됐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진정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경제회복 과정 및 속도는 달라질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대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의 기업규제 완화와 서비스업 집중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코로나19는 장기적으로 GVC 변화를 가속할 것”이라며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국산화, 스마트 공장 지원을 통한 리쇼어링 지원 및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제품 기획이나 제조 엔지니어링에서 브랜드 사용료 또는 기술료 형태로 부가가치를 획득하는 통상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어 “‘코로나19사태로 가전, 통신기기, 항균소재 등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과 달리 규제개혁은 비용지출 없이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고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 꼭 필요한 대책”이라며 “주52시간제, 대형마트 의무휴업, 화학물질 등록 의무 등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적용을 일시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