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까지 阿 동부 4000억마리 메뚜기 습격 받아
전문가 “2차 공습 가능…6월까지 500배 폭증”
메뚜기 떼, 아프리카 넘어 인도·중국까지 위협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주민들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메뚜기떼의 공습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케냐에서 지난 3주 동안 이어진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많은 작물이 피해를 봤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폭우와 홍수는 거대한 메뚜기 떼가 형성되기에 좋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까지 우간다,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동부 지역은 4000천억마리에 이르는 메뚜기들의 공습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
실제로 케냐의 일부 농민들은 메뚜기 떼가 몰아닥치면 냄비를 쳐 굉음을 내거나 돌을 던져 쫓으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옥외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금지되면서 메뚜기 떼의 공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당시 발생한 메뚜기 떼는 평방킬로미터 당 4000만마리가 하루 3만5000인분의 농작물을 해치우는 수준의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폭우와 홍수 등으로 인해 메뚜기 떼의 2차 공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선 6월까지 메뚜기가 500배 이상 폭증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국제연합(UN)도 메뚜기 수 증가 방지를 위해 기존 7600만달러(약 926억원) 에서 1억5300만달러(약 1864억원)까지 지원액을 높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번 메뚜기 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규모로 발전했다”며 “이미 발생지인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3500만명이 식량난에 빠졌고, 피해 지역도 계속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동부 아프리카 지역을 휩쓸던 메뚜기 떼가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중국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서 겨우 벗어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또 한 번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메뚜기 떼의 창궐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하늘에서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원활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해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항공편이 끊어지며 선진국으로부터 충분한 농약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FAO 관계자는 “현재 동아프리카의 1순위 문제는 식량 안보로 2300만명이 추가 위협에 봉착했다”며 “만약 앞으로 2~3달 안에 태풍 등 자연재해가 닥친다면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