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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유럽·미국산 부품난 우려…또다시 국내 車공장 ‘셧다운’ 공포 확산
쌍용차 순환 휴업 시작…미국ㆍ유럽 공장 마비에 공급 차질
국내 부품사 위기에 엎친 데 덮쳐…생산라인 불확실성 고조
“공장별 재고 확보하더라도 사태 장기화 땐 셧다운 올 수도”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라인 모습.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 공장이 추가적인 셧다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이날부터 무기한 순환 휴업에 들어갔다. 월·화·수요일은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목·금요일엔 라인별로 나눠 중단하는 방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럽에서 오는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라인별로 1주일에 하루나 이틀씩 쉬기로 했다”며 “이날 코란도와 티볼리를 생산하는 1라인을 세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보쉬, 컨티넨탈, 가제트 등에서 트랜스미션과 엔진·구동 관련 부품, 전장 주요 제품 등을 납품받고 있다.

보통 완성차 공장에선 부품 재고를 한 두 달 정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 부품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최근 문제가 생겼다. 현재 우한을 포함한 중국에 있는 부품 공장들은 정상 가동률에 못 미치는 일부 인력으로 운용 중이다.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쌍용차 입장에선 감산 외엔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내수는 물론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던 계획도 코로나19로 막혔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도 심화하고 있다. 올해 초엔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 측이 23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하고 포드사 제휴를 밝혔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업계는 이런 위기가 다른 완성차 업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완성차의 특성상 재고량이 충분하더라도 나사 하나 때문에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어서다.

닛산 로그의 후속 수출물량인 XM3의 유럽 수출을 확정하지 못한 르노삼성과 수출 부문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는 한국지엠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여전하다.

다행히 한국지엠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 재고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쉐보레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한 만큼 국내 부품 비중을 늘리는 한편 미국산 부품 재고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일부 중국산 부품의 차질이 없다면 현재 생산계획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품 조달이 GM의 글로벌 소싱을 바탕으로 이뤄지지만, 국내산 부품 공급 비중이 커 당분간 정상 가동엔 문제가 없다”며 “셧다운에 들어간 미국산 부품 재고도 아직까진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트위지'. [연합]

국내산 부품 비중이 70% 이상인 르노삼성차도 공장 가동을 한 달 이상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해 공급받는 일본산 부품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용 중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유럽 비중이 작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부품만 없어도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완성차”라며 “월 단위로 세우던 생산계획을 최근엔 일 단위로 바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성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오는 부품들은 대략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를 확보하고 있더라도 현지 부품 공장의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상반기 이후 생산을 확신할 수 없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차 업체들의 부품 수입 비중은 40%로 재고를 길어도 12주 이상은 쌓아두지 않는다”며 “해외 부품 공급 차질이 길어진다면 국내 완성차 공장은 또다시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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