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군중 앞 연설 “당 창건기념일까지 완공”

70여일만에 민생행보…착공식 첫삽·발파 주도

김정은, 코로나19 회피설 ‘정면돌파’…평양종합병원 착공식 참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총력 대응 속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하며 오랜만에 평양에서 민생행보를 재개했다. 김 위원장이 착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하며 민생행보를 재개했다.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동해안 일대에서 군 관련 활동에 치중하던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공개활동에 나선 것도 오랜만의 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이 전날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착공식에 참석하시였다”며 “착공식 연설을 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안전모와 마스크를 착용한 대규모 군중 앞에서 한 연설에서 “솔직히 말해 우리 당은 당 중앙 전원회의에서 나라의 보건, 의료부문의 현 실태를 전면적이고도 과학적으로 허심하게 분석·평가하고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했다며 “당 창건 75돌이 되는 올해에 먼저 평양시에 인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건설할 데 대한 과업을 토의·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10일 75주년 노동당 창건기념일까지 완공 목표를 제시한 뒤 “건설목표는 대단히 방대하며 공사기일은 긴박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제일 믿는 건설부대인 근위영웅여단과 8건설국 동무들에게 맡길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착공의 첫삽을 뜨는 동무들을 전투적으로 고무격려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가하였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당 창건기념일까지 불과 2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이 방대한 공사를 이렇듯 짧은 시일 내에 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면서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하루빨리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훌륭히 완공하여 병원이 우리 인민들을 맞이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뒤 첫 삽을 뜨고 발파단추를 누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민생행보는 지난 1월7일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현장 현지지도 이후 70여일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한국과 중국에서 크게 확산되던 2월말부터 3월초 사이 두 차례 단거리발사체 발사를 포함한 동해안 일대에서 군 관련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김재룡 내각총리가 올해 들어 광산과 제철소, 발전소, 공장 등 19곳의 경제현장을 찾은 것과도 대조적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를 경계해 의도적으로 평양을 비우고 주민들과 밀접접촉 가능성이 높은 민생행보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평양으로 복귀해 민생행보를 재개함으로써 이 같은 관측을 정면돌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총력 대응 속 민생행보 재개 현장으로 종합병원 착공식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