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전 커리어 컨설턴트의 직장인 고민상담소

‘20년 넘게 오직 한 직장만 다닌 40세 중반의 남자입니다. 조만간 퇴직할 것 같은데 회사 그만 두면 뭐해 먹고 사나 걱정에 잠이 안 옵니다. 퇴직금은 1억 정도 됩니다. 이혼을 하는 바람에 재산이 얼마 없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라도 따 놓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직장신공] “퇴직하면 뭐해 먹고 사나 걱정에 잠이 안옵니다”
[출처=123RF]

또 다른 시작일 뿐…걱정하되 겁먹지는 말라

이분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내가 줄 수 있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내가 아는 이야기는 하나 해줄 수 있다 - 망망대해에서 여객선이 난파당했는데 한 남자가 간신히 살아남아서 무인도에 닿았다. 일주일간 온갖 고생을 해가며 엉성하지만 잠잘 거처를 마련한 뒤 나무를 비벼서 드디어 불을 피웠다.

그런데 그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불똥이 막 지은 집으로 튀더니 순식간에 검은 연기를 내며 홀랑 타버렸다. 너무나 분노한 남자가 하늘에 대고 ‘하느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건 너무 한 거 아닙니까?’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저 멀리 수평선에 검은 점이 한 개 나타나더니 점점 커지는데 큰 배였다. 마침내 섬에 도착한 배에서 선장이 내려서 다가오더니 이렇게 물었다. ‘구조해달라고 연기를 피운 사람이 바로 당신이오?’ -

필자는 창업 멤버로 가서 17년 만에 매출 3천억까지 키운 회사에서 12년 전 49세에 갑자기 퇴출당했고, 배신에 충격이 커서 두 번 다시는 직장생활 안 한다고 귀농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처절한 사연을 들은 한 출판기획자가 烹에 대한 책을 내자고 하도 권해서 단행본을 한 권 냈는데 그 뒤 네 권의 책을 더 냈고 이 칼럼을 5년째 쓰고 있으며 방송 출연과 기업 강의까지 하는 작가가 되었다. 물론 저마다 사정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누구에게도 퇴직 후 인생이 행이나 불행으로 미리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중년의 직장인들이여!! 퇴직 후를 걱정하되 미리 겁먹지는 말라. 어려움이 있겠지만 꼭 같은 양의 기회도 있다.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하나의 끝은 또 다른 하나의 시작일 뿐이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