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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충격…재계 ‘脫중국’ 비상 플랜 가동
현대차 구매담당 TF 확대…동남아 중심 대체 공급 모색
스마트폰 공장 당장 우려는 적지만 베트남 회귀 가능성
중기는 탈중국 자체도 쉽지 않아..속만 태우는 심정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라인 직원들.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 산업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부품 공급망이 붕괴 직전에 놓인 국내 산업계가 ‘탈(脫)중국’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 계획)을 본격 가동하고 나섰다.

중국 지방 정부가 오는 9일 춘제 연휴 이후에도 외부 이동 후 복귀하는 내·외국인에 14일간 자택격리하라는 명령을 확대하면서 중국 내 공장가동 중단과 물류 시스템 마비에 따른 공급망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동남아 등 중국 이외 지역에 구매팀을 급파하는 등 부품 조달이나 생산 재분배를 위한 ‘플랜B’ 수립에 들어간 상태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는 부품 조달 지역 다변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구매담당 TF팀을 꾸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품질과 납품 안정성 설계기술 수준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확인 중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일단 물류비용이나 인건비를 고려하면 동남아가 거의 유일한 대안인데 아직 확정된 곳이 없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부품 재고 소진으로 최근 쌍용차와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다음 주부터 휴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동 중단 사태가 자동차 산업이 처한 중국 의존증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자동차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87%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들 기업이 조업을 재개해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해결된다고 해도 부품 수급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수출입 통계에 의하면 차량용 부품(HSK 코드 8708 해당 품목, 전자 부품 제외) 수입 금액은 38억 6000만달러인데 이 중 31.1%인 12 억 달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할 정도로 다른 부품에서도 중국 의존도는 높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동차업계에서는 부품 공급처로 동남아 지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부품은 원가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면서 "국내 자동차용 와이어링 하네스만 하더라도 국내 18개 기업이 생산하는 만큼 손쉽게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 수준과 관계없이 부품 공급선을 나누는 것은 큰 모험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의 경우 보증 수리기간이 5~10년으로 길기 때문에 전속계약을 통해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만큼 쉽게 협력업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동남아의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의 협력업체가 진출해 있지 않고 현지 업체의 경우 품질관리가 안 되는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업체의 납품 물량에서 불량이 나더라도 전체 물량에 대해 리콜이 들어가야 하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쉽게 공급선 다변화를 결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중국내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가 2018년과 2019년 텐진과 후이저우 공장을 각각 철수해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시켜 이번 사태의 피해를 면했다. 다만 올해부터 저가 스마트폰의 중국 EMS(전자기기 위탁생산) 비중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향후 중국 공장 가동 및 중국내 부품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 일부 모델은 베트남 생산으로 다시 회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전업계 역시 기본적으로 글로벌 전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어 큰 타격은 없지만,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물량을 특근 등을 통해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OEM 생산 내지는 중간재 공급을 위한 기지로 중국을 활용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이번 사태에도 ‘탈중국’ 자체도 쉽지 않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OEM 생산의 경우 고객사가 지정한 ‘스펙’을 맞추려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는 동안 쌓아온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여서,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이를 단번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는게 중소기업체들의 설명이다.

중소부품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공장 운영에 향후 자금조달길까지 더 막혀 신종 코로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까 그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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