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금융처방 한계, 산업 경쟁력 제고대책 시급”

작년 13대 주력 품목 중 자동차 빼고 부진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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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수출은 반등에 성공하겠지만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위협받는 위기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올해 수출한국호를 되살리기 위해서 무역금융에 257조원 이상, 해외마케팅에 5112억원을 지원하는 등 무역금융과 해외마케팅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전망에 땜질식 금융처방보다는 노동, 세제, 규제 개혁을 병행하는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은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웃지 못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이후 10년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 품목이 줄줄이 쓴맛을 보면서 13대 주력 품목 중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자동차(5.3%)이 유일했다.

반도체는 무려 -25.9%를 기록했고 컴퓨터 -20.6%, 디스플레이 -17.0%, 무선통신기기 -17.6%, 석유화학 -14.8% 였다.

증가세를 보인 자동차의 경우 국내 완성차 기업의 친환경차 모델이 적기에 출시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기차(EV)는 6만7130대를 수출, 전년 3만624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수소차도 지난해 696대를 수출, 전년 194대보다 3.5배이상 늘었다.

산업부는 지난해 수출 부진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경기적 요인에서 대부분 기인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우리 수출이 5424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3% 감소한 원인을 ▷반도체 하강기(328억달러) ▷유가 하락(134억 달러) ▷미중 무역분쟁(107억달러)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이들 수출 감소액을 모두 합치면 569억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분인 625억달러의 91.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반도체 부진에 가려져 있지만 곪을 대로 곪은 제조업 경쟁력이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력 수출 품목들이 가격에 이어 기술 경쟁력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 향후 대외 여건이 또다시 악화하면 수출은 물론 제조업 전반이 무너져내릴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9대 산업별 협회 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0년에 3국 간 대표 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개수는 일본이 6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 2개, 중국 1개였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 7개, 한국 1개, 일본 1개로 바뀌었으며 2024년 말에는 중국이 8개로 늘고 한국은 1개에 그치며 일본은 1위 품목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중국의 기술력은 2000년에는 한국의 59.6% 수준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89.1%로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