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백원우 특감반 수사관…“윤석열에 미안하다” 메모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연합]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운영한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한 검찰 수사관이 1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수사관은 유서 형식의 메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고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은 1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수사관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며 “A수사관은 검찰과 일정을 협의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A수사관은 청와대의 하명 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에 오후 6시 출석하기로 했었다.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의 자필 메모 여러 장을 발견했다. 메모에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함께 “이런 일이 생겨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메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님께 죄송하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다만 A씨는 최근 주변에 “청와대 쪽에서 사건과 관련해 연락을 좀 받았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다소 차질을 빚게 됐다. 하명수사 의혹은 청와대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A씨는 백 전 비서관 지시로 김 전 시장 관련 수사를 점검하기 위해 울산에 직접 내려갔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A수사관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을 만큼 검찰 내 첩보 수집 관련 ‘에이스’로 꼽혀 왔다. 신망도 두텁다고 한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