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2019년 정부의 공공주택지구 등 주거복지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2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역대급 보상금 규모에 땅값 상승에 따른 집값 급등세가 나타나는 ‘불의 고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서 약 22조원의 토지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뉴스1이 보도했다.
먼저 공공주택지구, 산업단지, 뉴스테이, 도시개발사업지구 등 93곳에서 총 20조4523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여기에 도로와 철도 등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사업에 대한 토지보상금 1조5000억원을 고려하면 전체 토지보상금 규모는 2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토지보상금은 역대급 규모다. 전국 토지보상금은 2016년 10조5000억원, 2017년 9조원, 2018년 13조원 등을 기록했고 2019년 예상 금액은 2009년(34조8554억원) 이후 최고치다.
토지보상금이 대폭 늘어나는 이유는 땅값이 비싼 수도권 내 공공주택지구가 본격적으로 보상을 시작해서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내년도 토지보상의 주요 특징은 문재인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청년주택, 신혼희망타운 등으로 조성될 공공주택지구가 편입 토지보상을 시작함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집중적으로 풀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선정한 성남 금토지구(58만3581㎡)와 성남 복정1·2지구(64만5812㎡) 등이 지구계획 수립을 거쳐 각각 9월과 12월부터 협의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는 금토지구와 복정지구에 각각 3400가구, 4700가구를 공급한다. 또 과천 주암 뉴스테이(92만9080㎡)가 지구 지정 3년 만에 토지보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에 약 72%인 14조5775억원이 몰렸다. 이는 정부 SOC사업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제외한 규모다.
156만2156㎡ 크기의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에서 1조원 이상의 보상금이 지급되며 2019년 6월 방송영상문화콘텐츠밸리(70만2030㎡)와 12월 일산 테크노밸리(79만5706㎡)에서 각각 5000억원 규모의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경기 김포에서도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112만1000㎡)가 2019년 초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거쳐 연중 64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포도시공사와 한국산업은행 컨소시엄이 시행하는 풍무역세권도시개발사업(87만5817㎡)도 구역지정 등 절차를 진행하고 하반기부터 협의보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신태수 대표는 “한강을 끼고 고양 지역에서 2조원, 김포에서 1조3000억원 등 모두 3조3000억원의 보상금이 풀리는 만큼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인접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는 역대급 토지보상이 시작되는 만큼 자칫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나타났던 ‘불의 고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판교, 동탄 등 2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대규모 택지지구를 지정했고 이에 따라 연간 30조원 안팎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천문학적 금액은 다시 인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결국 땅값과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거복지로드맵에 3기 신도시 개발까지 내년부터 매년 토지보상 규모가 (사업 추진 일정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토지보상은 세금 감면 등을 위해 인접지로 다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결국 땅값과 집값을 차례대로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가 대토와 채권 보상 등으로 유도할 계획이라지만 의도대로 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