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강원 철원에 위치한 육군 부대 내에서 총기 사고로 사병 한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벌어진 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지난 6월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탄모 벗어 탄피받아라” 음주사격 중령, 조만간 승진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에 따르면 육군 소속 A 중령은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던 지난 6월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방문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그는 초병에게 근무용 K2 소총의 탄창 구성을 물어 “공포탄 2발, 예광탄 3발, 보통탄 12발이 들었다”는 보고를 받고는 탄창을 꺼내 “공포탄 2발은 빼라”고 지시했다.

이윽고 A 중령은 경계하는 듯하더니 민간인 위치를 파악 후, 초소 앞 바위를 향해 3발을 발사했다.

초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소총 옆으로 튀는 뜨거운 탄피를 받아내라고 시킨 뒤였다. 사격을 마친 A 중령은 초병에게 소총을 건네주며 “너도 이런 경험 해봐야지 않겠느냐. 초소에서 총을 쏠 기회는 거의 없다”고 재촉했다.

초병 둘은 지휘관이 시킨 대로 각각 실탄 3발, 2발을 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 중 1명은 아까 A 중령이 쏜 탄피를 받으려 방탄모를 벗은 상태였다. 그 와중에 탄피 1개가 분실되기도 했으나, A 중령이 “어쩔 수 없다”며 초소를 떠났다.

이 사건은 당시 같은 경비단에 근무한 여러 간부가 국방부에 신고해 바깥으로 알려지게 됐다.

군 조사에서 A 중령은 “맥주 2잔밖에 안 마셨고, 작전 태세 점검 차원에서 사격 훈련을 했다”라고 항변했다.

군은 지난 8월 A 중령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보직 해임과 감봉의 징계를 결정했다. A 중령은 징계와 상관없이 오는 10월 대령으로 진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