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 인디게임 축제 가보니 게임 400개 출품…작년의 1.5배 방문객들 TOP3 투표 직접 참여 “축제이자 귀중한 홍보의 장”
‘지뢰를 찾지 못하면 피 흘리는 좀비가 나타난다…육각형의 지뢰판을 클릭하면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곧 치열한 두뇌싸움이 시작된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만난 ‘좀비 스위퍼’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만든 임원호(41ㆍ남)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와중에 게임이라도 만들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평소 고어물을 좋아하는 좀비 마니아라 게임을 떠올렸고, 사람들에게 익숙한 지뢰찾기 룰을 적용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축제에는 ‘제2의 리니지’를 꿈꾸는 개발자들이 모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뽐냈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는 대한민국 인디 게임의 숨은 개발자들이 총출동했다. 출품된 게임은 400여개로 작년(250개)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리듬게임, 골프게임, RPG게임 등 장르도 다양해졌다.
사전심사를 통해 선정된 20개의 게임이 전시장 지하 1층에 마련된 부스에 전시됐다.
’비트레이서‘는 달리는 런게임과 음악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리듬과 슈팅게임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달리면서도 총싸움까지 즐기는 1석3조 게임이다. 게임을 만든 릴라소프트 최종민(31)씨는 ”6개월 넘게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멋있는 음악에 맞춰서 게임하면 어떨까, 긴장감을 주기 위해 뒤쪽에 적을 배치해볼까. 계속해서 욕심을 부리다 보니 완성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5월 세계 시장에 출시한 이 게임은 중국 앱스토어 게임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리니지 같은 대형게임사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관람객들은 신선한 아이디어들로 가득찬 인디게임들의 향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픽셀골프 3D‘라는 게임을 즐기던 윤소라(32)씨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게 인디게임의 매력”이라며 “친한 친구가 그린 낙서 같은 창의적인 맛이 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출품작을 둘러보던 유다은(23)씨는 “인디게임은 대규모 홍보와 투자가 없이 ‘재미’만으로 승부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했다.
좋은 게임을 개발했지만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사들에게 이번 축제는 좋은 홍보의 장이었다. ‘컬러팝! 색다른 두뇌퍼즐’이라는 게임을 들고 나온 플레이그라운드 김태형씨(26ㆍ남)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력이 부족한 인디게임 개발사들은 늘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 지를 고민한다”며 “일반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데다 바로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어 보람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엔 TOP3를 가리는 이벤트도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700여 명의 유저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TOP10은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마지막 경합을 벌였다.
올해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 TOP3에는 릴라소프트의 ‘비트 레이서’, 아크게임스튜디오의 ‘좀비 스위퍼’, 유닛파이브의 ‘큐비 어드벤처’가 각각 선정됐다. 이들은 콘텐츠 제작 지원,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상단 배너 홍보 등 혜택을 받게 된다.
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