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한국 아이돌 팬이라는 한 학생 무리들을 만났다. 그들은 수줍게 다가와 서툰 한국말로 한국인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건넸다. 작은 과자 꾸러미와 함께. 사소한 에피소드일지 모르지만 그 기억은 꽤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았고, 그 후로 중국은 추천하는 여행지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주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나라일까. 유럽 혹은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봐도 한국을 재방문하는 외국인의 수는 적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다시 찾게 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날아온 그들에게 다시 오고 싶은 이유 하나 남겨주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국가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그 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 무엇이었는가에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고, 가끔씩은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잠시지만 그 시간 속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기회는 충분할 수 있다. 그들이 고국에 가서 한국을 여행지로 추천할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쯤은 만들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올해는 ‘2016-2018 한국방문의 해’가 선포된 첫 해다. 2018년 진행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앞두고 ‘외래 관광객 2000만명 달성’ 및 관광 선진국으로 도약을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범국민 캠페인으로 추진되고 있는 K스마일 캠페인은 친절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의 메시지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청소년, 대학생,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미소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곳곳에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각 관광산업의 접점에 있는 기업과 조직까지도 K스마일 캠페인에 동참한다. 단순히 손님에게 미소짓고 환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경개선 편의증진 등 실천행위가 뒷받침되는 캠페인이다. 대한민국이 이처럼 한 마음 한 뜻을 모아 함께 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을 볼 때 큰 힘이 느껴진다. 2002년 월드컵에서 전 국민이 보여준 ‘붉은 악마’의 에너지가 다시 응답하는 듯 하다.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면 가슴 벅찬 감동이 되살아난다. 아직도 “대~한민국” 구호에 자동반사되듯 박수 다섯번 치게 되고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4강 기적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 뿐 만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한다면 하는 우리 국민의 힘을 알기에 K스마일 캠페인 또한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사례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관광객들을 향한 우리의 미소가 당장은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흙을 쌓아 산을 만든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작은 친절과 미소는 관광객들이 한국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티벳에는 ‘앞에 놓인 삶을 향해 미소 지어보라. 미소의 절반은 당신의 얼굴에, 나머지 절반은 친구들의 얼굴에 나타난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가 먼저, 마주치는 외국인들에게 미소 지어보자. 미소의 따뜻함이 절반은 한국에, 나머지 절반은 세계에 퍼져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