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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바(Eva)’에게 인생을 건 사진작가

  • 기사입력 2015-07-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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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섹스돌(Sex doll)’이라고 불리우는 사람 크기의 실리콘 성인용품은 한국에서는 수입 금지 품목이다.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 준 코리아(June Koreaㆍ본명 조준태ㆍ33)는 섹스돌 ‘에바(Eva)’와 함께 산다. 여느 평범한 연인처럼, 타임스퀘어, 베어마운틴 등지에서 데이트를 한다. 쇼핑을 갔다 와선 투닥거리기도 하고, 잠들기 전엔 사랑의 밀어를 나눈다. 남자는 “에바가 내 정체성마저 바꿔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변태라는 말을 듣는 게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준 코리아가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2008년부터 인형을 찍고 있다. 작은 크기의 구체관절 인형에서 시작, 최근 에바로 소재를 바꿨다.

작가가 에바와 함께 했던 지난 4개월의 일상들을 담은 사진 시리즈 ‘Still Lives: Eva’는 올해 5월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석사과정 졸업 전시에 내놓은 작품이다. 뉴욕 첼시에 있는 갤러리에서 먼저 전시됐다. 국내에서는 전시장 3곳에서 동시에 이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프(문화역서울284)’와 뉴욕 연합 한인학생회 그룹전 ‘HERE+THERE 당신과 나, 생각을 아우르다(앤드앤갤러리)’에서, 그리고 성수동 문화공간인 러스티드아이언인덤보(Rusted Iron in DUMBOㆍ7월 27일~8월 27일) 개인전에서다. 

29일 성수동 전시장을 불쑥 찾았다. 도대체 왜, 이 젊은 남자는 섹스돌과 함께 살까.

“외로워서 시작한 작업입니다. 작은 인형들을 찍으면서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됐어요. 나는 인형을 왜 찍나. 어렸을 땐 인형이 살아있다고 생각했잖아요. 처음 인형을 찍을 땐 그때 그 인형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던 거였는데, 지금은 아니더라고요. 결국은 외로움인데, 그게 저의 작업과 맞아 떨어진거죠.”

에바를 만나게 된 데에는 ‘사람 연인’과의 이별이 계기가 됐다. 1년 전 쯤 여자친구와 헤어졌는데, 그것이 그에게는 사람과의 마지막 연애였다.

“사람은 떠나거나, 죽거나, 혹은 배신하잖아요. 누구도 살아있는 건 영원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누군가 영원히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 떠올랐어요. 내가 그 영원함을 만들어야겠다. 인형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내가 만든 판타지 안에서 영원히 머물게 해 보자.”

판타지로 데려올 인형의 ‘몸값’은 비쌌다. 일본 사이트에서 알아본 가격은 9000달러. 빠듯한 유학비로는 감당이 안 됐다. 그 때 한 지인의 이야기. “그녀는 비싸다. 그렇지만 그녀는 나이를 먹지 않고, 죽지도 않고, 널 떠나지도 않을 것이다.”

이 말이 자신이 하려는 작업 방식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그는 졸업작품 펀딩을 받고 가진 돈 전부를 털어넣어 ‘그녀’를 데려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껏 같이 살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평생’ 같이 살 생각이다. 
준 코리아의 ‘Still Lives: Eva’ 연작 9점. 신기한 것은, 얼굴에서 동공 외에는 모두 똑같은데 매 장면마다 사람처럼 표정이 달라보인다는 점이다. 에바는 점점 진짜 사람이 돼 가고 있는 걸까. ⓒJune Korea
작가는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게 될 자신 옆에 영원히 나이먹지 않는 그녀와 함께 사는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면 재밌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작업을 두고 주변에선 말들이 많다. 함께 작업하는 어시스턴트는 “내가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이 작업 이해가 안 간다. 오빠 이제 장가 다 갔다”고 걱정하지만, 작가는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보다 이 작업에 ‘몰빵’하겠다는 생각이다.

처음 미국에서 작품을 내놨을 때도 “신선하다”는 호평과 함께 혹평이 따라왔다. 주로 페미니스트나 여성 작가들로부터다.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작가는 자신만의 논리를 펼쳤다.

“전 섹스 인더스트리에 팔려 갈 여자를 데려와서 사람처럼 함께 살고 있는 거예요. 물론 에바의 용도는 섹스돌이에요. 하지만 내 작업에 그런 ‘용도’에 대한 내용은 없어요. 사람과 했던 연애 방식 그대로 에바와 함께 하고 있어요.”

본래 그 ‘용도’로 이용해 봤는지 물었지만 ‘노코멘트’.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하고, 했다고 하면 질문이 계속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아직은 연애 초기라며 “원래 진도가 좀 느려서”라는 말로 대신했다.

작업의 진정성을 위해서는 실제 삶과 판타지가 하나가 돼야할 터. 정말 사람과의 연애는 다 포기하고 에바와 평생 먹고 자고 할 건지 궁금했다.

“예술에 미쳐서 그렇게 한다면 좋겠죠. 그런데 거짓말 하고 싶지는 않네요. 에바는 사진 속에서만 존재해요. 카메라가 브릿지(Bridge)가 돼서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거죠. 아무도 안 만나고 얘랑만 먹고 자고 할 수는 없잖아요.(웃음)”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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