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주거취약자를 위한 청년연대인 민달팽이유니온이 행복주택 입주 대상에 미취업ㆍ구직청년이 포함이 안돼있고, 책정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 청년층의 주거안정이라는 본래목적에서 벗어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주거취약자를 위한 청년연대인 민달팽이유니온은 30일 배포자료를 통해 “현재 발표된 행복주택 입주기준은 큰 맹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미취업 청년, 구직 청년은 행복주택에 입주신청조차 할 수 없다”고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첫공급 행복주택 , 미취업ㆍ구직청년은 그림의 떡

행복주택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도심 지역에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국토부는 지난 28일 최초 공급되는 행복주택의 입주 일정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행복주택은 총 4곳으로 송파삼전(40호), 서초내곡(87호), 구로천왕(374호), 강동강일(346호) 지역으로 30일 모집 공고, 7월 8일, 9일 접수를 받아 9월 17일 발표한다. 입주는 2015년 10월부터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최초 공급되는 행복주택의 입주기준이 큰 맹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2월27일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건설해당지역 및 인접지역에 직장에 다니는 근속기간 5년 이내의 사람으로 현재 재직 중인 청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 기준에 따르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미취업 청년, 구직 청년은 행복주택에 입주신청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정 임대료도 높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에 공급하는 밝행복주택의 임대료는 시세 대비 60~80% 이하로 책정되었으며, 대학생은 주변시세의 68%, 사회초년생은 72%, 신혼부부는 80%를 적용된다. 이에 따라 사회초년생을 기준으로 송파삼전(전용20㎡)은 보증금 3348만원 월 17만원, 서초내곡(전용20㎡)은 보증금 4392만원 월 22만원, 구로천왕(전용29㎡)은 보증금 3816만원, 월 19만원, 강동강일(전용29㎡)은 보증금 4500만원, 월 23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민달팽이유니온은 서울시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공급한 홍은동 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이웃기웃 청년 주거협동조합’을 예로 들며, 행복주택의 임대료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웃기웃 청년 주거협동조합’의 경우, 전용면적 25~29㎡이며 임대료는 보증금 2167만원, 월 12만원 수준이다. 또 서울시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급중인 희망하우징이 보증금 100만원, 월 10만원 내외의 임대료 수준이다.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은 “청년들의 현실은 더욱 더 어려워져가는데 청년들은 주거정책에서 계속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면서 “행복주택만큼은 청년층에게 사각지대 없이 입주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객관적 측정이 어려운 시세 임대료 측정이 아닌 청년층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여 지불 가능한 합리적인 임대료가 책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학생단체들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청년학생단체들이 행복주택 입주기준 및 너무 비싼 임대료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