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이 결국 주인을 찾았다. 주인을 ‘가까스로’ 찾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으로 왔다.
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를 최전선에서 극복하며 정치적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지만, 반대로 쇄신작업이 기대에 못 미치면 최전선에서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자리다. 안 의원, 조 교수 모두 자리를 고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학계 교수, 교육 행정인으로 행보를 넓혀 간 김 전 교육감이 이번 혁신위원장을 계기로 중앙 정치인로도 새롭게 떠오르게 될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표와 김 전 교육감이 통화했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쇄신 작업을 주도할 ‘초계파 혁신기구’를 이끌 혁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김 전 교육감에게 수용을 요청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장 선임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안 의원에게 제안했지만 안 의원이 거절했고, 그 과정이 세세하게 알려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적으로도 곤혹을 치렀다. 그 뒤론 조 교수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조 교수 역시 장고 끝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말라”며 고사 의사를 밝혔다. 다시 안 의원에게 자리를 제안했지만 안 의원이 거듭 거절하면서 그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이 김 전 교육감이다.
김 전 교육감 역시 쉽게 결정내리지 못했다. 문 대표는 지난 21일 밤 직접 김 전 교육감을 만나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은 즉답하지 않고서 곧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만 했다. 이후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날 수락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교육감을 추천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도 두껍고 넓고 안정된 개혁 의지와 우리 당에서 걱정하고 있는 지역성도 고루 갖추신 분”이라며 “또한 교수로 활동하며 갖춘 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이를 구성해내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내 인사는 아니지만 당원이고 원내과정도 잘 이해하고 계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