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자살 명소’로 악명 높은 서울 마포대교에서 지난 1년간 수십여명의 자살 시도자를 구조한 경찰관이 있다. 다름아닌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소속 김치열(37ㆍ사진) 순경이 그 주인공이다.
1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경찰에 임용돼 용강지구대에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 김 순경은 올 4월까지 50여명의 자살 시도자의 생명을 구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마포대교서 투신을 시도한 건수는 총 184건. 자살 시도자 약 3명 가운데 1명은 김 순경이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실제 지난 9일 오후 11시에도 마포대교 난간 밑으로 떨어지려던 중학생의 다리를 잡아 구조하기도 했다. 당시 용강지구대에는 “경기도에서 남학생 한 명이 한강다리로 자살을 시도하러 갔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마포대교를 순찰 중이던 김 순경은 곧바로 학생을 구했다.
또 지난달 17일 오전 4시께에는 신변을 비관해 자살하려던 27살의 남성을 구조했다. 김 순경의 눈에 띄인 남성은 그를 피해 10차선 도로를 가로질렀다. 새벽 시간대로 차들이 매서운 속도로 질주하던 터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순경은 경적을 울리는 등 차량을 통제했고, 이어 다시금 마포대교 아래로 투신하려던 남성을 가까스로 붙잡아 말릴 수 있었다.
이처럼 매 순간마다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어, 김 순경은 마포대교에 순찰을 나설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본다. 얼굴을 보면 자살을 하러 온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방식을 통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을 사전에 저지한 적도 있다.
김 순경은 “내 생명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중요하다”며 구조 활동에 대한 사명감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도 용강지구대에서 많은 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이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심어줄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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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마포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