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이 착용한 원형 판은 흔히 ‘입술 접시’라고 불리는 장식이다. 에티오피아 남쪽에 살고 있는 소수 부족 물시(Mursi)와 술마(Surma)의 여인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 입술 접시를 착용한다. 여성들이 15~18세가 되면 앞니 몇 개를 제거하고 아랫 입술에 이 원형판을 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씩 크기를 늘려간다. 입술 접시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여성들은 더 아름답다고 여긴다.
세바스티앙 살가도(70)는 브라질의 금광노동자, 르완다 난민 등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담아왔던 세계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창세기(Genesis)’ 프로젝트라는 테마로 2004년부터 갈라파고스, 아프리카, 알래스카 등 전세계 120여개국을 탐험하며 기록해 온 작품 245점이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사진 속 여인들은 에티오피아 남부 진카 지역의 국립공원 안 물시마을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두리안을 따기 위해 40m가 넘는 거대한 나무를 맨손으로 오르는 수마트라의 남자들, 북극으로 가기 위해 50㎞ 얼음 강을 건너는 시베리아의 네네츠족(族) 등 아직 문명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가해지지 않은 원시 지구인들의 삶에서 숭고함이 전해진다. 전시는 2015년 1월 15일까지.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