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ㆍ유럽이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목을 죄어오자 러시아가 13일(현지시간)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방문과 함께 50여개의 경제협약을 맺으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외국 자본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중국에 S-400 미사일 시스템과 수호이(Su)-35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수출로 경제난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형 잠수함인 아무르1650과 핵추진 위성과 같은 제품들의 부품 공급 검토중이다.

군사력 확충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게도 러시아와의 첨단무기 협력은 큰 힘이 된다. 첨단무기 수출로 경제난 타개를 꾀하는 러시아와 군사력 확충을 도모하는 중국으로서는 ‘윈윈전략’인 셈이다.

中, 러시아제 첨단무기로 무장…군사력 확충 잰걸음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은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있었던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여전히 안전하고 신규사업을 진행하려는 기업들에게 “매우 수익성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인위적인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이같은 제재가 곧 해제되길 바라고 있다”며 “러시아로 복귀해 다시 투자를 시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모두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중 관계에서는 달라진다. 외자유치가 절실한 러시아로선 협상의 많은 부분에서 중국보다 수세에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외국인 투자 유치와 관련해 이번 정책 계획과 연관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중국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이 가장 원하는 원자재와 첨단무기 등 두 가지 분야에 대한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중국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러 전략적 파트너십, 무기까지 팔아치우는 러시아-copy(o)1

루블화 가치하락,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에게 중국은 천군만마다.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평론가 마샤 립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에서 멀어지고 이제 동쪽을 항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의 필요에 의해 최대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3일부터 시작된 리커창 총리의 3일 간의 러시아 방문에서 러시아가 얻은 것은 50개가 넘는 에너지 및 금융분야를 포함한 협정체결이다.

청궈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관영 CCTV에 이번 3일 간의 방문이 “중국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력 확충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게 러시아의 협력은 큰 힘이 된다.

모스크바 전략기술분석센터의 중국 전문가 바실리 카신은 내년 1분기께 러시아가 S-400 미사일 시스템과 수호이(Su)-35 전투기 인도계약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는 중국에 신형 잠수함인 아무르1650과 핵추진 위성과 같은 제품들의 부품을 공급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에너지 분야에 있어선 이미 중국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있었던 양국간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는 30년 간 4000억달러를 받고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양국간 무역수지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세는 역전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2000년만 해도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하고 60억달러를 수출했다.

하지만 흑자는 적자로 바뀌었다. 지난해 러시아의 대중국 수출액은 400억달러 미만이었고 반대로 수입액은 530억달러로 크게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