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견 서울광장 191m ㆍ남대문 394m 적벽돌ㆍ석재로 축조

-서울시, 서울광장에 모형 전시ㆍ하수도박물관 건립도 검토중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100여년 전 조선시대에 지어진 서울 도심의 지하배수로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지하배수로와 남대문로 지하배수로를 서울시 문화재로 하는 지정계획을 24일 예고했다. 덕수궁 내 배수로는 사적 제124호로 지정된 덕수궁에 포함돼 이번에는 서울광장과 남대문로에서 발견된 지하배수로만 문화재 지정이 이뤄지게 됐다.

서울의 하수체계는 근대까지도 조선 개국부터 사용된 서울 도성의 31개 옛 물길이 그대로 쓰였으나, 일부 새로운 기술과 재료가 도입되면서 지하로 암거(매설하거나 복개한 통수로)화했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ㆍ추진되는 지하배수로는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사이에 발견된 서울광장과 을지로, 남대문로 일대 지하배수로는 1907∼1915년께 적벽돌과 석재 등으로 축조됐다.

조선시대 지하배수로 서울시 문화재 된다

전체 길이가 191m인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는 조선 시대 정릉동천을 암거화한 것으로, 서울광장 지하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간선과 덕수궁 방향에서 합쳐지는 두 지선으로 돼 있다.전체적으로는 적벽돌을 둥글게 쌓아 축조하고 아래 절반은 회반죽으로 마감해 방수처리를 했다.

남대문로 지하배수로는 394m 길이로 을지로입구, 삼각동, 한국은행 사거리 등을 연결한다. 근대에 새롭게 조성된 물길로 상부는 적벽돌, 하부는 당시에는 새로운 재료인 콘크리트를 이용했다. 콘크리트가 사용된 만큼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중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문화재위원회는 옛 지하배수로가 도시 발달과 근대화를 상징하는 유산으로서 전국적으로도 희소해 학술적 가치가 있다며 올 7월 문화재 지정을 의결했다.

조선시대 지하배수로 서울시 문화재 된다

시는 이번 문화재 지정계획을 내달 23일까지 공고해 각계 의견을 수렴 한 뒤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 중 서울시 ‘기념물’로 최종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문화재 지정계획과 관련 의견개진을 원할 경우 서울시 역시문화재과(02-2133-2639)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는 원형을 보존하는 한편 서울광장 등에 근대 지하배수로 모형을 전시하고 중랑물재생센터 등에 하수도박물관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서울시 문화재는 화양동 느티나무, 세검정 터, 화의군 이영 묘역, 불암산성 등 모두 31건이 있다. 지하 배수로가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서울시 기념물 제 35-1호와 35-2호로 지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