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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는 못버틴다”…철강업계 잇따라 철근값 ‘인상’ 추진
- 경기침체로 원가인상분 가격 반영 안돼 손실 잇따라

- 최근 절전 위해 설비 가동 중단시키면서 재고도 바닥

- 건설업계는 인하 요구…8월 철근값 타결 추이 관심↑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제강사들이 잇따라 철근 값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주 수요처인 건설업계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할인율을 늘렸던 제강사들이 치솟는 원자재 가격으로 ‘더 이상은 못버틴다’며 손들고 나선 것. 게다가 하반기 절전 대책에 따라 전력 소비 감축을 위해 설비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19일 출하분부터 철근 가격을 t당 2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인상이 확정되면 동국제강의 철근 공급가격은 현재 t당 72만원에서 74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현대제철도 8월 철근 공급가격을 t당 2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의 철근 공급가격은 동국제강과 같은 74만원이다. 국내 철근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두 업체가 동시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철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업체가 가격 인상을 결정해도 시장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제강사들은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매달 철근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건자회는 건설업계의 자재 구매와 관련해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대표 협의체다. 건설업은 국내 철근 수요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자회가 제강사의 인상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철근 가격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 실제로 현재 7월분 철근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건자회는 제강사에 t당 2만원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 상반기 동안 철근의 주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철근 가격은 더 떨어지면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철스크랩가격은 t당 1만5000원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철근 가격은 5만원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원ㆍ달러 환율 강세 등으로 수입산 철스크랩 투입 가격이 높아지면서 전체의 30~40%를 차지하는 수입산의 공급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최근 철스크랩 매입단가를 t당 1만50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정부의 절전 대책 강화로 생산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도 철근 값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최근 무더위로 제강사들이 전력 사용 감축을 위해 공장 비가동일 수를 늘리다보니 생산량은 줄고 재고는 바닥이 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가중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이제껏 철근 가격에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철스크랩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제강사들이 더욱 어려워졌다. 점차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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